농사철이 시작되면서 논밭두렁을 태우는 농업인들이 아직도 눈에 띈다. 논밭두렁 태우기의 풍속은 해마다 정월대보름 하루 전날부터 진행하던 쥐불놀이 행사에서 유래한다. 이러한 쥐불놀이는 우리 선조들이 풍년 농사를 위해 쥐구멍 속에 든 쥐를 질식시키고 마른풀에 나붙은 해충을 죽이기 위한 것으로 마을 동산에 둥근 달이 떠오르면 온 동네 아이들이 횃불과 깡통을 하나씩 들고 나와서 시작을 하는데 빈 깡통을 이용하는 것은 빈 깡통에 구멍을 뚫고 오래 탈 수 있는 장작개비나 솔방울을 넣은 다음 불 소시개를 넣고 허공에 빙글빙글 돌려서 활활 타게 하여 “망월이야”외치면서 밭두렁과 논두렁 마른 잔디에 불을 쉽게 연속적으로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농촌 지역에서 관례적으로 논밭두렁의 병해충 방제와 주변지역 청소를 위해 해오던 논밭두렁 태우기와 영농 폐기물 소각 행위는 인명피해는 물론 산불로 이어지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어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논밭두렁을 태우면 병해충이 방제 된다는 고정 관념이 있어 농촌지역에서 겨울부터 봄까지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으나,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를 보면 한해 농사를 시작하기 전 농촌에서 관행으로 이뤄지는 논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 방제 효과는 낮고, 오히려 익충 피해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면 애멸구벼물바구미끝동매미충 등을 일으키는 해충류는 11%가 방제되지만, 거미톡톡이 등 농사에 도움을 주는 천적 곤충류는 89%나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 위치한 논밭두렁 3㎡의 면적에 서식하는 곤충의 밀도를 조사한 결과, 총 8천164마리가 나왔는데 이중 애멸구, 끝동매미충 등 해충은 908마리에 불과했고, 거미와 톡톡이 등 이로운 곤충은 7천256마리로 조사됐다. 특히 벼물바구미애멸구와 같은 해충은 야산의 땅속과 논밭두렁 잡초 흙속 뿌리에 붙어 월동하기 때문에 불을 놓아도 잘 죽지 않고, 오히려 논두렁에 서식하는 거미와 톡톡이 등 이로운 곤충만 태워 죽이게 된다. 또한 논밭두렁은 태운 지 60일이 지나야 식생과 동물상이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해 75일이 지난 뒤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자연생태계의 교란과 파괴로 인한 2차 피해도 우려된다. 그리고 논밭두렁은 인근 야산과 연계되어 있어 자칫 대형 산불로 진행되어 우리가 애써 가꾼 살림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게 하는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 인명피해까지 이어지고 있어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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