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자격증과 어학연수, 인턴경력으로 이력서를 채운 것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했다.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나름 스펙을 쌓는 심정은 이해가 된다. 그런데 국내에 어학연수가 꼭 필요한 직업이 얼마나 될까? 일관성 없는 여러 인턴 경력도 마찬가지였다. 지원자보다 그 부모의 능력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뽑아놓고 보니 합격자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재학중에 학회나 동아리활동을 통해 자신이 지원하는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습득했고 그것을 사례분석의 형태로 제시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경험은 부족하나 업무 수행을 위한 기본 지식은 갖추고 있었다. 역시 자신이 원하는 업종을 콕 집어 꾸준히 실력을 쌓는 것이 최우선이다.
저성장시대에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의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제대로 된 대비책을 만들지 못한 기성세대 탓이다. 당장 일자리를 늘리기가 어렵다면 일괄 공채보다 업무의 특성을 고려한 직능별 채용을 일반화했으면 한다. 젊은이들이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서 벗어나 더 빨리 취업하면 부모들의 부담도 줄어 노후대비에 도움이 될 테니까.
첫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 어느 직장이 연봉이 높고 고용이 안정되었는가를 따지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봤으면 한다. 어떤 업종은 개인의 노력에 의해 성과가 결정되고 그에 따른 평가를 받는다. 반면에 개인보다도 동료 직원이나 다른 여러 부서의 협력을 통해 성과가 이루어지는 업종도 있다. 만족스런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자신의 성향이 직장문화와 잘 어울리는가 여부가 중요하다.
이서구 가치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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