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에 아무것도 없다고 상상해보자. 다만 아프리카인지 남극인지 모를 어딘 가에 가느다란 바늘 하나가 꽂혀 있다. 어딘지 모를 하늘, 비행기를 타고 가던 사람이 가느다란 명주실 하나를 떨어뜨린다. 살랑살랑 그 실이 내려와 하나밖에 없는 작은 바늘귀에 딱 꽂힐 확률! 학생들 하나하나가 세상에 태어날 확률이다. 피노키오는 인형에서 인간이 되었지만 인형도 인간도 아니다.
인형은 셀 수 없이 많다. 인간도 70억이 넘는다. 하지만 유품이 발견된 백승현군처럼 피노키오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는 하나뿐이다. 기적의 존재, 단 한번 태어나, 단 한번 살고, 단 한번 죽는 절대적 일회성의 ‘나’들이다.
희생된 아이들이 남긴 이야기는 무엇일까?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인생의 학교에는 연습도 없고 복습도 없다. 지나간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소위 대통령 후보라는 이들의 교육공약을 보면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단순하게 가고, 가계지출 덜어주고, 평등한 교육시스템 만들고, 시대의 변화에 맞춘 인재양성 하고! 다 좋은 말인데, 비슷한 말 안한 대통령 없고, 비슷하게 끝나지 않은 대통령도 없다.
세월호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지향해야 할 방향은, 가치에 대한 사유를 포함한 행복교육이다. 짧든 길든, 아이들의 삶을 행복으로 가꾸어주기 위한 교육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대통령되고 싶어 안달인 건 이해하지만, 완전한 교육정책은 아니더라도 진정성 있는 고민의 흔적이나마 보고 싶다는 말이다.
김봉규 미래행복인재연구원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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