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서울로 7017’과 도심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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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도로가 새로운 도심공원으로 탈바꿈하는 ‘서울로 7017’. 서울시는 2015년 12월 노후화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폐쇄하고 보행전용 도로로 재생하는 공사에 착수하여 오는 20일 개장을 앞두고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1970년 개통하였으며 2017년 완공되고 17개의 보행전용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의미에서 ‘7017’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조합하였다.

 

세계는 지금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노후화된 도심지역을 재생하는 과정에 몰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새로운 것도 좋지만 오래된 것을 개보수하여 지역적 특색과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문화와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서울역 고가 주변은 오래된 건물이나 낙후된 지역이 많지만 유동인구가 많고 서울역 공항터미널을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편이다.

 

보행전용 도로가 개장하면 낙후된 곳은 서서히 변화할 것이며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광객을 보행전용 산책로로 유입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결국 녹지 보행 도로는 시민들을 위한 쉼터의 역할과 관광객들에게 명소가 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보행전용 산책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e)지만, ‘서울로 7017’은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파크(High Line Park)가 모티브다. 하이라인파크는 1년 365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봄부터 가을까지 도심 고가위의 녹지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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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이라인파크에서 웨스트 16번가 방향으로 내려오면 풍성한 식음료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첼시마켓이 기다린다. 하이라인파크는 침체되었던 주변 상권에 생기를 불어넣었으며 도심재생의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서울로 7017’의 모습은? 이제 완공이 얼마 남지 않은 ‘서울로 7017’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고가위의 녹지 공원은 인근의 수려한 도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최근에는 고가공원 주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어 이를 반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기존 상가들은 고가공원으로 인한 손해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는 주변지역의 교통정체 심화에 대해 우회 도로 안내나 신호체계를 개선했다고 하지만 이용자들의 우려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쾌하게 첫 삽을 뜨고 원대한 계획을 세웠던 것처럼 서울시의 균형 있는 해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아직 일부 공간만 언론을 통해 공개되어 하이라인파크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반인뿐만 아니라 보행약자에 대한 안전상의 편의시설을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여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하길 기대해본다.

 

이경호 (주)네오알앤에스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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