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밥을 먹으며

▲ 평택 출생. 으로 등단. 시집       . 제12회 한국문인협회 작가상 수상. 국제PEN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이사.
밥을 먹을 때면

나도 모르게 합장을 한다

밥알 하나하나에

농부들의 소금내와

한 끼분의 양식을 위해 수고하는

나의 땀도 함께 보이기 때문이다.

입 안 가득 단맛을 우려내면

무뎌진 혀끝에 감도는 황홀함

수고로운 나를 잊는 것도

잠시일 뿐

빛과 어둠이 뒤섞여 곡식이 여물 듯

이 땅에 발붙이는

세상 어디쯤

나는 홀로 익어가는 것일까

데카르트는

생각하기에 존재한다고 하였지만

만물의 뿌리는 나 자신이라 여기며

오늘도 나에게 보시를 한다

밥알 한 톨 남기지 않는다

 

이계설

평택 출생. <시와 의식>으로 등단. 시집 <가면놀이> <습기를 말리며> <그녀를 소각한다> <한반도를 적시는 고구려의 숨결> <서서 꾸는 꿈> <가시고기>. 제12회 한국문인협회작가상 수상. 국제PEN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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