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우리 외교의 도전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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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9일 선거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드디어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국민들이 지난 수개월의 국정 공백기를 뒤로하고 이제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교분야에서는 북한 핵 미사일 실험에 따른 안보위협의 증대,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 악화, 위안부 합의 이행을 둘러싼 일본과의 관계 경색, 미국 트럼프 신 정부와의 한ㆍ미 동맹관계 재정착 등 중첩된 다수의 현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능동적인 대처가 부족한 것으로 보여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당면한 외교 현안들은 그간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법이 쉽게 나올 수 있는 사안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새로이 출발하는 우리 정부에게는 어려운 도전일 수밖에 없으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난제들의 극복과정을 통해 우리 외교가 한 단계 격상되어 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북한은 5월14일 우리 정부가 출범한 지 수일 만에 2번이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우리 정부에게 북한 핵문제의 엄중성을 재차 각인시켰다고 본다. 북한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의 대응책은 크게 본다면 2개의 선택지가 나와 있다.

1단계는 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을 중단 및 폐기하도록 UN의 대북제재조치를 중심으로 긴밀한 국제적 공조체제를 통한 압박과 제재를 구사하여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유도하고 이것이 성공치 못할 땐 군사적 수단의 동원도 상정될 수 있으나 이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참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매우 큰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우리가 수용하기 어려운 방안으로 보인다.

 

따라서 2단계로는 불가피하게 핵의 균형(미국의 핵 전략 자산배치 등)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왜냐하면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우리가 무방비 상태로 놓여있는 것은 안보 측면에서 국민들이 수용치 않을 것이며 또한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북한의 발언권을 강화시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데도 커다란 제약이 될 수가 있다.

 

또한 우리는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남북대화의 창을 여는 노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국 트럼프정부도 북한 당국과 대화용의를 표명하고 있고, 중국은 북한과 항상 대화의 문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볼 때, 우리도 남북한 간의 대화를 추구해 우리 나름대로의 대화창구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남북 대화의 추구는 핵 문제 등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관해 우리의 능동적 참여가 가능할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남북대화를 통해 우리의 고유한 외교공간을 조성해 나갈 수 있다면 이는 미ㆍ중의 노력을 보완해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며, 이들 국가와의 역할분담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외교 공간의 확보 노력은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한 사전조율과 협의, 정보공유가 선결적이라고 생각된다. 한미 동맹과 남북대화가 상호보조를 같이하면서 보완적이 될 수 있도록 함이 긴요하다고 보며 이에 우리 외교의 중요한 과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신길수 前 주그리스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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