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정근 전몰군경유족회 수원시지회장 “홀대 받는 전몰군경유족 지원 늘려야”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회원 상당수
75세 이상만 의료지원… 생색내기 불과
月20만원 노인연금도 못받아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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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지원이 없다면 누가 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겠습니까?”

 

제62주년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수원 경기남부보훈지청에서 만난 송정근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수원시지회장(68)은 한평생을 전쟁고아로 살아온 자신의 처절하고 고달펐던 삶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몰군경유족은 전쟁 등으로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의 유족으로 수원지역에만 1천200여 명, 전국적으로 6만여 명에 달한다. 

6ㆍ25사변이 발발한 지난 1950년 1월 전남 광산군(현 광주광역시)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송 지회장은 전쟁 직후 아버지를 여의고 광주의 한 고아원에 맡겨졌다. 

이후 그곳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그는 수원에 올라와 당시 원호원 공공직업훈련소에서 전기 기술을 습득했다. 

이어 한전과 보훈원에서 근무하며 지금의 부인과 결혼, 자녀를 낳아 수원에서 터를 잡게됐다. 그는 어린시절 배가 고파 굶어죽을 뻔한 사연을 비롯해 전쟁고아들의 한많은 삶을 소개하며 이내 목이 메였다.

 

송 지회장은 “정부는 전쟁고아를 비롯한 국가유공자에게 무주택자 임대아파트 지원 및 대출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늘려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족회 수원시지회만해도 회원 중 상당수가 집이 없어 보훈지청에 임대아파트 신청 접수를 한 뒤 내집 마련의 꿈을 키워가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가는 이들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택 분양과 농토구입, 생활안정과 같은 각종 대출 사업도 예산 부족으로 받기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그는 전몰유족의 경우 다른 국가유공자와 달리 75세 이상이 돼야만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사실상 생색내기 사업이라고 씁쓸해했다.

아울러 정부가 월 120여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이를 과세로 처리, 월 20만 원 상당의 노인연금도 이들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그나마 보상금이 지급된 것도 15년 전 한 국가유공자가 분신자살을 시도한 뒤 이뤄진 터라 더욱 씁슬하다고 송 지회장은 덧붙였다.

 

송 지회장은 “아직도 전몰유족을 비롯한 국가유공자들은 정부로부터 홀대받고 있다”며 “정부는 법이 잘못 됐으면 법을 고치고, 예산을 확보해 국가유공자들을 예우로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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