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섬나 “도피한적 없고…정권보다 세상이 바뀌길 기다렸다”

해외도피 3년 만에 강제송환 490억대 횡령·배임 혐의 부인
세월호 질문엔 눈물 보이기도

▲ 인천지검 들어서는 유섬나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3년여 동안 해외도피 중이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유섬나씨가 7일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국내로 강제 송환 됐다. 이날 오후 유씨가 49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입술을 깨물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지검 들어서는 유섬나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3년여 동안 해외도피 중이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유섬나씨가 7일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국내로 강제 송환 됐다. 이날 오후 유씨가 49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입술을 깨물고 있다. 장용준기자
49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해외도피 3년 만에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강제송환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섬나씨(51)가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한국 검찰에 체포돼 인천지검으로 압송, 조사를 받고 있다.

인천지검 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유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검찰 호송팀은 이날 오전 3시26분께 파리 샤를 드골 공항발 대한항공 KE902편 여객기에서 프랑스 현지 경찰로부터 유씨를 넘겨받아 곧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오후 2시53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유씨는 곧바로 인천지검으로 압송됐다.

 

짙은 회색 트랜치 코트에 흰색 바지를 입고 수갑을 찬 유씨는 오후 3시 58분께 인천지검 청사 앞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49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유씨는 작은 목소리로 “(인정)안한다”며 “그건 터무니 없는 이야기다. 평생 동안 일을 하면서 살았고 일한 대가로 보수를 받은 것 외에는 아무것도 횡령하거나 배임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도피 생활을 오래 했는데 송환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서는 “도피를 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지난 시절 무자비한 공권력으로부터 저를 보호할 방법이 해외에 (나가 있는 것뿐이며), 다른 (나라의) 법으로부터라도 보호를 받고 싶어서 이제까지 기다렸다. 이제는 공정한 심사를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보다도 세상이 바뀌기를 기다렸다”며 “저는 한번도 도망간 적 없고 검찰로부터 소환장 한장 편지로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처음에는 “나중에 이야기 하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거듭되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당시 정치권들이 어떻게 했는지 다 알거다. 저로 인해 다른 분들이 수사를 받을 때 강압적인 수사를 받았고 그로 인해 제대로된 답변을 못했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까지 기다린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유씨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질문을 답변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가슴이 너무 아프고 지금도 죽어간 어린 생명들을 생각하면 매일매일 물이 닿을 때마다 아픈 가슴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어떤말로도 위로가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같이 아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울먹였다.

 

유씨는 장남 유대균씨(47)가 출소한 후 본적이 있다면서도 차남 혁기씨(45)와는 사건 이후로 단 한번도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유씨가 송환돼 검찰에 체포되면서 유병언 일가 중에서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이는 아버지의 경영 계승자로 알려진 차남 혁기씨 뿐이다. 혁기씨는 총 559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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