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ㆍ이봉주와 정봉수 감독, 박지성과 거스 히딩크 감독, 유명우와 김진길 관장…. 이들은 모두 세계무대에서 한국 스포츠를 빛낸 스타와 그를 키워낸 명장들이다.
황영조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한국인으로는 故 손기정 선생에 이어 56년 만에 우승하며 침체된 국내 마라톤에 활력을 불어넣은 스타다. 그의 친구인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10여년간 간판 스타로 활약한 주인공으로, 이들 둘은 한국 마라톤의 르네상스 시대를 이끈 故 정봉수 감독의 눈에 발탁돼 무명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대표적인 선수다.
박지성 역시 고교때까지 주목을 받지 못한 평범한 선수로 명지대 재학 중에 일본으로 건너가 프로생활을 했지만 히딩크 감독에 의해 인생이 뒤바뀐 선수다. 국가대표팀에는 허정무 감독에 의해 발탁됐으나 그를 세계적인 스타로 키워준 장본인은 이방인 감독인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그는 당시 출중한 기량을 자랑했던 고종수, 이동국 등을 제쳐놓고 박지성을 중용해 훗날 세계적인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데 일조를 했다.
김 관장은 유명우를 중학 1학년 때부터 지도해 세계챔피언으로 키워내는 등 4명의 세계챔피언을 배출해낸 명조련사로 꼽힌다. 이들 스타들과 감독들의 공통점은 훌륭한 재목을 알아본 목수(지도자)의 혜안(慧眼)과 그 목수들에 의해 재목이 빼어난 작품으로 탄생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는 각 분야에 걸쳐 숨겨진 많은 인재들이 있다. 그 재목들이 좋은 목수를 만나면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평범한 나무로 쓰여지고 만다. 특히, 스포츠에 있어서는 재목도 좋아야 하고 그를 키워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지도자가 만나야 비로소 스타가 탄생하는 것이다.
요즘 일선 스포츠계에서는 열정적인 지도자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써 안타깝기만 하다.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좋은 재목을 발굴하고 가다듬을 그런 지도자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이원성 대한역도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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