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인간의 4가지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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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네 종류의 인간형태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꽃과 같은 사람이다. 꽃이 흐드러지게 만발하여 대자연에 기염을 토할 때에는 온갖 벌과 나비들이 다투어 모여든다. 그러나 꽃이 사명을 다하고 지고 난 후에는 모두 떠나고 만다. 사람도 이러한 부류는 권력의 성쇠에 따라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이 벌나비와 같다. 각종의 선거 때마다 유랑하는 선거꾼들은 이러한 부류들이다.

 

둘째는 저울과 같은 사람이다. 저울의 무게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무게의 힘이 실리는 쪽으로만 향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아예 의리란 사치품에 불과하다. 이득만 있다면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까지 언제라도 비수를 들이댄다. 항상 유불리만 계산하는 이들은 배신을 밥 먹듯하며 고마움을 망각한다는 점에서 첫 유형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측근에 이런 사람들이 많다면 그 조직은 곧 붕괴될 것이다.

 

셋째는 산과 같은 사람이다. 항상 변함이 없는 사람이다. 산은 언제 보아도 변함이 없다. 산이 이해관계에 따라 사람을 차별한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사람으로 보면 순정파요 의리파이다. 우리가 기쁠때나 슬플때나 변함없이 반겨준다. 어디 그뿐인가. 힘들게 오르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휴식처를 제공한다. 아마도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벗은 산뿐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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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땅과 같은 사람이다. 우리가 서 있는 땅처럼 필수적인 사람이다. 땅은 항상 생명의 근원인 의식주를 제공하며 절망상태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준다. 언제나 패자부활전을 허용하며 온갖 투정을 다 받아주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넉넉하다. 땅은 아낌없이 주지만 그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 당신이 그런 사람을 단 한명이라도 가질 수만 있다면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다.

 

위의 4가지 인간의 행태 중에서 우리는 어떤 인간이 되고자 하는가. 생각건대, 첫째와 둘째 유형은 바람직한 인간관계는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적어도 동양적 윤리관으로 볼 때 소인의 행동이다. 그러나 셋째와 넷째 유형은 참으로 존경받을 만한 인간관계이다. 그것은 군자가 지녀야 할 덕행이기 때문이다. 어디 그것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관계인가.

특히 넷째 유형은 이 지구상에 자기를 낳아준 부모 외에는 찾을 수 없을 듯하다. 그러나 셋째의 산과 같은 유형의 인간관계는 우리의 수양과 노력에 의하여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본다. 불나비처럼 권력 주변에 모였다가 흩어지는 군상들, 은혜를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이해관계에 따라 의리를 손바닥처럼 뒤집는 배반자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런 사람들이 활보하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씁쓸하다.

  

유승우 前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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