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어사모’ 이웃사촌 의기투합 청결 대작전… “마을이 환해졌어요”

열악한 주거환경 고치고 등산로 곳곳 쓰레기 줍고 어려운 이웃엔 사랑 나눠
“문화·체육시설 확보 추진”

▲ 어사모 회원들이 환경정화에 나선 모습
▲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어룡마을을 살리기 위해 구성된 ‘어사모’ 회원들이 지난 4월 1분기 간담회를 마치고, 환경정화활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어사모 결성 이후 최대 인원이 모여 마을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어사모’ 제공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사라져 가는 마을도 살리면서 더불어 사는 주민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잊혀 가는 마을을 살리기 위해 구성된 ‘어사모’(어룡마을을 사랑하는 모임ㆍ회장 박진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마을 주민과 서울 및 수도권 각지에서 이사 온 새로운 주민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해 7월 ‘마을을 되찾자’는 한 마음으로 어사모를 결성, 1년여 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예봉산 둘레길 초입에 위치한 어룡마을은 300여 명이 거주하는 소규모 마을이다. 70~80대 노인의 비중이 20%나 차지할 만큼 고령 마을이기도 한 어룡마을은 주민 상당수가 비닐하우스나 농산물 창고를 개조해 살아갈 만큼 주거 취약세대가 많다.

더욱이 전기는 물론 도시가스조차 들어가지 않은 열악한 환경 속에 인근 예봉산을 방문하는 일부 등산객들의 쓰레기로 몸살을 앓으며 악취와 오염된 환경까지 떠안고 있었다. 이에 어룡마을과 인연이 있는 박진열 회장(66)이 열악하고 어수선한 마을을 보고 마을 개선 의지를 다졌다. 

박 회장은 “처음 이사 올 당시만 해도 어룡 마을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환경이)좋지 않았다”며 “개선 의지가 있어도 외부인을 경계하는 원주민들 사이 마음의 벽을 허무는 일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마을을 살리려는 노력에도 외지인 취급을 받으며 한 때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했던 박 회장은 주민 한 명, 한 명을 만나가며 끊임없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결국 어사모를 발족했다.

 

이렇게 구성된 어사모는 단체 식사, 신년회, 간담회 등 단체활동으로 단합에 나섰고, 주민들의 불편함 등 애로사항을 공유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먼저 쓰레기로 가득한 마을을 환경정화 활동을 통해 ‘깨끗한 동네’로 이미지를 바꿨고, 반사경과 CCTV, 가로등을 설치하며 우범지역에서도 탈피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박 회장과 성기원(63)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그동안 주민 불편사항 1호로 지목된 도시가스와 상수도 문제 해결에 나서며 남양주시, ㈜예스코의 협조를 구해 비인가 13세대가 합법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도 구축했다.

 

박진열 회장은 “그동안 주민들이 상대적 소외감이 높았는데 일차적 문제였던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민들이 이제 막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문화 체육공간도 확보하도록 노력해 살맛 나는 마을, 남부럽지 않은 동네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