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시중은행,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김동수 경제부장 dskim@kyeonggi.com
기자페이지

김동수.JPG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27일 영업을 시작했다. 바야흐로 인터넷 은행시대가 도래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시작 3시간 만인 오전 10시까지 3만 5천 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케이뱅크가 서비스 첫날 자정부터 오후 3시까지 1만 5천여 개 개설한 것과 비교할 때 고객유입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이용자가 한 번에 몰리면서 일부 혼선도 빚었지만, 고객 관심몰이에 일단 성공한 셈이다. 예견된 일이다.

 

이런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인터넷 은행의 강점인 편의·간편성 때문이다. 서비스를 이용자가 있는 곳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을 갖췄다. 공공기관의 정보를 추출해 활용하는 스크래핑 방식을 도입했다. 때문에 재직 증명서나 소득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연봉의 최대 1.6배, 1억 5천만 원 한도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낮은 대출금리, 높은 예금금리는 고객에게 매력적인 두 마리 토끼다.

하지만, 이런 이유보다 또 다른 감정이 깔려 있다. 국민정서에 반한 기존 시중은행의 행보가 더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따져보자. 금융당국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부터 대출금리에 비해 예금금리를 두 배 이상 깎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 은행의 최근 6분기 예대금리차를 분석한 결과 평균 대출금리는 약 0.09%포인트 감소한 반면 예금금리는 0.2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예대마진으로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6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예금자에게는 적은 이자를 주면서 대출자에게는 많은 이자를 받아 수익을 창출했다. 이런 사이 1천400조 원대까지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자들은 오르는 이자 때문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행보임에 틀림없다.

이뿐 아니다.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은행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보면 5대 시중은행 등 21개 금융기관의 지난해 사회공헌활동비 지출액은 4천2억 원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2012년 6천653억 원에서 2013년 5천630억 원, 2014년 5천146억 원, 2015년 4천651억 원으로 매해 줄었다. 그나마 사회공헌활동비를 가장 많이 쓴 기업은 농협은행으로 923억 원이었으며 가장 적게 지출한 기관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으로 각각 4억 원이었다. 번 돈에 비해 사회공헌활동비를 가장 적게 쓴 금융기관으로는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이 꼽혔다.

 

인터넷 은행시대에 발맞춰 기존 시중은행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지난 정부 시절 우리는 소득과 소비, 투자 절벽에 허덕여 왔다. 그런 사이 국민들의 가계부채는 1천400조란 천문학적 숫자를 기록했고 취업사정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저성장 기조는 내일의 한국과 가정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다. 과감한 개혁정책을 표방한 새 정부 국정과제는 그나마 희망의 메시지다. 이들 은행의 그들만의 리그, 성과금 잔치에 쐐기를 박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는 월급 1위의 업계(금융권) 다운 사회 참여와 절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수 경제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