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다… ‘다당제 선거판’ 최대 격전지
경기도는 서울인천시장과 함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데다 정국 운영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별들의 전쟁’이 예고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기존의 양당 체제가 아닌 다당 체제 속에서 치러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군웅할거(群雄割據여러 영웅이 각 지역을 차지하고 서로 세력을 다툼)’ 형국을 보이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10여 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은 거물급 유력 후보들을 내세워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광역단체장에서 당선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각오 아래 필사항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과의 보수적통 경쟁을 펼치는 바른정당은 경기지사직을 지키고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과 진보 진영의 정체성을 확립한 정의당도 한 칼을 노리며 날을 벼르고 있다.
■ 김진표 의원, 화려한 ‘경력’ 강점… 3번째 도전 부담
수원 출신으로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은 ‘경제전문가’·‘교육전문가’ 이미지와 무게감, 인지도를 두루 갖췄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 위원장을 맡아 60일간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100대 국정과제를 만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다만 김 의원은 지난 2010년 단일화 경선, 2014년 경기지사 본선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어 또다시 경기지사에 도전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차기 국무총리’ 차출설도 제기한다.
■ 이종걸 의원, 강성이미지 경선과정 극복 과제
5선 의원으로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은 민변(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기획간사를 역임하는 등 변호사 활동기간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과거 연예인 성 상납 사실이 기재된 ‘장자연 리스트’를 폭로했고 교육과학기술위원장 시절에는 ‘등록금 상한제’ 처리에 적극 앞장서는 등 17년간 폭넓은 의정 활동을 했다는 게 강점이다. 그러나 특정 계파에 속해 있지 않다는 점과 강성 이미지는 경선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다.
■ 안민석 의원, 국정농단 사태 규명 맹활약 ‘인지도↑’
탄핵 정국에서 이른바 ‘최순실 청문회’ 스타로 인지도를 높인 안민석 의원도 차기 경기지사 후보군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4선인 안 의원은 지난 2014년 4월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처음 수면 위로 끌어올린 데 이어 국감에서는 정유라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등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 김태년 정책위의장, ‘경기연정’ 기틀 마련 소통의 정치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국회 예산결산특위 간사를 지낸 3선 의원으로 협상력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김 정책위의장은 남경필 경기지사 임기 초기 당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기 연정’에 합의, 협치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합리적 성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안 의원과 김 정책위의장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려면 조직력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전해철 도당위원장, 문대통령 ‘복심’… 인지도 숙제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전해철 도당위원장도 강력한 차기 경기지사 주자로 평가받는다. 전 도당위원장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도당 선대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경기지역에 기반을 다졌다. 문 대통령의 ‘복심’인 만큼 경기도의 현안을 놓고 청와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반면 본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남은 1년간 인지도를 보다 높여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 최재성 전 의원, 최고 전략가… 현실정치 물러나 아쉬움
가평 출신인 최재성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선거에서 종합상황본부 제1실장을 맡아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현역 의원 시절 대변인만 네 차례를 지내며 날카로운 논평으로 이름을 날렸고 당내에서는 전략기획통으로 유명하다.
신(新)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되지만 계파 색이 옅은 것은 강점이자 약점으로 꼽힌다. 3선 의원 출신이지만 당내 입지나 대중 인지도가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 현실정치에서 물러나 있었던 것도 아쉬운 점이다.
도내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 조병돈 이천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의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염태영 수원시장, 경기도 수부도시 이끌며 행정력 인정
염 시장은 도내 시·군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인구 120만 수원시의 수장이다.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지방분권형 개헌 등에 성과를 내며 행정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데 이어 당 소속 기초단체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 중앙 무대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 조병돈 이천시장, 행정경험 풍부… 당내 조직 열세 약점
조 시장은 경기도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도 건설국장과 건설본부장 등을 지내는 등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이천시장 3선 동안 이천 말 산업 특구지정과 도시계획 입안 등 성과를 올렸고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그동안 최대 열세였던 이천에서 문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다만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당내 조직이 열세라는 게 흠이다.
■ 양기대 광명시장, 지역경제 발전 이끌며 리더십 과시
재선인 양 시장은 광명시장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성과를 냈다. 폐광이었던 광명동굴을 한 해 수백만 명이 찾는 세계적 관광명소로 개발한 데 이어 광명역세권에 대형 기업과 산단을 유치하는 등 취임 기간 동안 혁신적인 시정운영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염·양 시장은 지난 대선에 도전장을 던져 이름을 알린 이·최 시장과 달리 인지도와 조직력은 보완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 이재명 성남시장, 시민 마음 시원하게 대변 ‘사이다’
이 시장은 성남시장으로 활동하며 청년배당·무상교복·산후조리 등 이른바 ‘성남시 3대 무상복지사업’을 통해 ‘개혁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명확하고 선명한 화법을 바탕으로 탄핵 정국을 주도하며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선 당시 내세운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 ‘이재명은 합니다’ 슬로건은 그를 가장 잘 대변해준다.
■ 최성 고양시장, 경기 북부 목소리 대변자 ‘경쟁력’
최 시장은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정관, 참여정부 국회의원을 거쳐 대도시시장협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경선 토론에서 날카로운 개인기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기 북부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다만 이·최 시장이 지난 대선에 이어 경기지사에 도전할 경우 시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원유철 의원, 경기도 잘알아… 지사선거 ‘정치생명’ 도박
원 의원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경기도당위원장, 국회 국방위원장 등 굵직한 직책을 거치며 무게감을 갖췄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경선에 도전했고 과거 정무부지사와 경기도의원 경험이 있어 경기지역 현안에 해박하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 이어 전당대회에서도 연패한 만큼 차기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패배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심재철 국회부의장, 인지도 높지만 강성이미지 약점
심 부의장은 현직 국회부의장으로 정치권에서 인지도가 높다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다소 이미지가 강하고, 동료 의원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원 의원과 심 부의장 모두 현역이어서 후보가 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부담으로 인해 외부인사 영입설도 제기되고 있다.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이석우 남양주시장과 조억동 광주시장의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이 나온다.
■ 이석우 남양주시장조억동 광주시장 ‘조직력↑’ 과제
양주시 출신으로 3선 시장인 이 시장은 도 행정2부지사 등을 역임한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 도 전체의 사정에 밝고 지역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으나 인지도와 조직력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조 시장 역시 3선의 풍부한 행정경력을 갖고 있지만 인지도를 더욱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이찬열 의원, 수원 지역구 프리미엄… 본선경쟁력 의문
3선의 이찬열 의원은 민주당 도당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손 전 지사가 민주당을 떠날 때 동반 탈당한 데 이어 함께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국민의당 경기지역 현역 의원이 두 명밖에 없는 만큼 당내 경선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분석되는 반면 본선 경쟁력을 위한 조직력 보완은 시급한 과제다.
■ 이언주 의원, 19대 신데렐라… 학교 급식노동자 막말 논란
이언주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19대 총선 당시 광명시장,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지낸 전재희 후보를 꺾고 여의도에 입성,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시절 친문 진영을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등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 학교 급식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해 막말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선 의원을 지낸 남 지사는 현역 경기지사로 도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데다 도정 운영 과정에서 민주당과 연정을 일궈내며 협치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제시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젊음’과 ‘개혁’ 이미지를 가진 만큼 일부 진보 유권자와 중도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 지사가 지난해 11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가장 먼저 탈당한 것이 보수진영 분열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있어 향후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지지부진한 정당 지지율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대선에서 경기지역 정치인 중 유일하게 본선 무대에 오른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고양갑)도 경기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심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토론 실력과 화법으로 정의당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창당 5년째인 신생정당으로서 아직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추지 못한 정의당에서 가장 대중적인 이미지를 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높은 인지도와 달리 거대 정당에 비해 열악한 조직력은 넘어야 할 산으로 분석되고 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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