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지역맞춤형 정책이 답이다] 전문가가 본 저출산 대책

최진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인구절벽 ‘위기의 농촌’ 20년 안에 수많은 시·군 없어진다”
‘가족愛’ 가치관 정립, 아이 낳는 사회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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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 지금처럼하면 해결할 수 없습니다.”

최진호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10년 이상 10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순수한 인구정책이 아닌 복지정책으로 시작했다”며 “‘출산율을 어떻게하면 높일 수 있을까’ ‘출산율을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최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리더들의 이해가 부족하다. 10년, 20년, 30년 뒤 한국이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하고, 다음 세대들이 한국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거기에 관심이 없다”라며 “20~30년 후가 아닌,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들만 생각하다보니 인구문제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여전히 수치상으로만 알 뿐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는 “대도시는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농촌지역은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향후 20년 안에 많은 시ㆍ군들이 소멸될 것”이라며 “젊은이들은 다 떠나고,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고, 남아있는 노인들이 죽고 나면 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최 교수는 “출산율을 높이는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들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지역의 특색을 살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중앙정부에서도 각 시ㆍ군단위로 인구문제를 집행하는 기구를 만들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정책에는 대상 집단이 있어야 한다. 출산을 고민하는 대상을 겨냥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지금처럼 해오던 정책은 계속하되 효과를 따지자”고 제안했다.

 

“지금 당장 해결안된다고 손 놓을 순 없다. 그나마 이런 정책이라도 펼쳐 합계출산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것은 유지하되, 이제는 효율적인 부분에 투자해야 한다. 가령 대학과 공공부문 만이라도 진학과 취업시 ‘다자녀특별전형’을 추진하는 것도 굉장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 “일찍이 가족이 소중하다는 가치관을 심어주자”고 제시했다.

“정책도 무엇을 할까말까 고민하는 대상에게 효과가 있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결혼은 아예 하지 않는 것, 아이는 낳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의 행복보다 물질적 풍요, 정신적 자유를 높은 가치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이지만 지금 자라나는 어린아이들부터 가족이 제일 소중하다는 가치관을 심어줘야한다. 

실예로 2012년부터 아주대를 비롯한 수원대, 강남대, 협성대 등에서 교양과목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알리는 강좌를 신설해 운영했다. 저와 함께 각 분야의 전문가가 인구문제, 행복, 가족, 일을 주제로 집필한 <스무살의 인생설계-일ㆍ사랑ㆍ행복>을 교재로 사용했다. 자연스럽게 인구문제에 대해 알리고 가족에 대한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최근 새로운 인구정책을 세운 바꾼 경기도에 대해서도 “경기도가 인구문제에 관심이 많다. 자체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저를 포함해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인 ‘인구정책조정회의’를 발족했다”며 “경기도의 인구정책기본계획 수립하고, 인구영향평가를 통해 정책이 실제 어떤 효과를 낼지 파악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 자금을 동원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며 “그동안 인구문제와 관련된 많은 위원회가 있었지만 실제로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최진호 교수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미국 브라운대학 사회학 박사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아주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한국인구학회장, 한국지역학회장 역임

현 아주대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명예교수, 경기도 인구정책조정회의 위원

주요 논저 <한국의 인구와 가족>(공저)<대도시 지배와 한국의 도시체계><한국 지역 간 인구이동의 선별성과 이동이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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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연기자

사진=조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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