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없는 세월호 치유센터

안산온마음센터, 유가족 수상레저 축제로 물의 빚더니
생존 학생들 워터파크 캠프… 논란 알고도 매년 강행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물놀이 행사를 기획해 비난을 샀던 안산온마음센터(본보 8월2일자 1면)가 이와는 별개로 생존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물놀이 캠프를 기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난 수년간 같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생존 학생들 사이에 분란이 발생했지만, 센터 측은 이를 알고도 매번 행사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안산온마음센터와 416 가족협의회 등에 따르면 안산온마음센터는 지난달 말께 생존 학생 70여 명을 대상으로 용인 캐리비안베이에서 열리는 물놀이 여름캠프 참가자 모집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여름캠프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 8월부터 진행해온 가족캠프의 일환으로 유가족을 비롯한 피해 가족들의 치유를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2014년 8월11일과 지난해 7월27일에는 캐리비안베이에서, 2015년 8월15일에는 부천 웅진플레이도시에서 각각 물놀이 여름캠프가 개최됐다. 2014년 7가구(37명), 2015년 8가구(13명), 2016년 15가구(29명)가 참가했다.

 

올해도 논란이 됐던 ‘핫썸머 수상레저’ 행사와 같은 시기인 8월 초에 캐리비안베이를 찾아 여름캠프가 열릴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안산온마음센터는 지난달 말께 생존 학생들을 대상으로 참가자 모집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안산온마음센터의 황당한 행보에 일부 피해가족들은 상처를 치유해야 할 센터가 또다시 분란을 일으킨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416 가족협의회 한 관계자는 “생존 학생들은 친구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 때문에 아직까지도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라면서 “물놀이를 즐기러 가는 것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은데 왜 자꾸 물놀이를 고집하는지 그 의도를 알 수가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이 때문에 물놀이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과 참가하지 않은 아이들 간의 다툼도 수차례 있었다”며 “행사 기획 단계에서부터 피해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산온마음센터는 추가적인 논란을 양산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안소라 안산온마음센터 부센터장은 “더 이상의 논란은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핫썸머 수상레저’와 물놀이 여름캠프 등 모든 것이 피해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경솔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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