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현수막 걸고 이름 공모
시민들 “혈세 낭비” 조성 반대
16일 오전 11시께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수원 신갈 IC 맞은편에 있는 한 잔디밭. 이곳 잔디 위에는 ‘무명공원’이라고 적힌 팻말과 함께 공원 이름을 공모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을 본 시민들은 저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한복판에 공원 부지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고속도로 진입로에 위치, 늘 차량 통행이 잦은 곳으로, 사방이 도로로 둘러싸여 매연은 물론 대형 화물차와 버스 소음 때문에 말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다. 더구나 차량을 몰고 공원을 찾으면, 주차공간이 없는 탓에 보도를 이용해 갈 수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횡단보도를 여러 번 거쳐야 되는 등 접근성마저 떨어져 보였다.
시민 H씨(36·여)는 “매연과 소음 때문에 휴식을 취하기도 어려운 공간에 왜 공원 조성계획을 세웠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시가 부지 전체에 잔디를 심은 것도 모자라 공원 이름 공모까지 벌이면서 혈세 낭비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부지의 활용 방안을 찾던 시는 지난해 11월 이곳에 공원 조성계획을 세워 지난 3월 18억 원을 들여 부지 공사와 잔디 식재를 완료, 공원 이름 공모에 나섰다.
하지만 이처럼 해당 부지가 공원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엉뚱한 곳에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시민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자 시는 해당 부지의 활용방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아직 7천여 ㎡에 이르는 해당 부지의 마땅한 활용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해당 부지가 공원으로 적절치 않다는 시민 의견이 많이 접수돼 부지의 활용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며 “원래 계획대로 공원으로 조성할지, 잔디만 심은 채로 교통섬처럼 놔둘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용인=강한수ㆍ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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