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불안 노림수 김정은 ‘도발 행위’
단거리 발사체에 ‘연평도 포격’ 트라우마
“북한 위협 생활화됐지만… 충돌 우려”
“이 곳이야 북한 포격의 사정거리 안에 있으니 이런 일이(미사일 발사 등) 있을 때마다 불안할 수 밖에 없죠.”
북한이 동해 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부발 발사하면서 한 달 만에 도발을 재개하는 동시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가한 가운데 서해 백령도와 대연평도를 겨냥한 가상 점령훈련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백령도와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 주민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은 “솔직히 지금 미사일을 쐈는지 주민들은 잘 모르니까 무기력해진 것 같다”면서도 “북이 도발을 준비하고 훈련을 한다는 것은 연평도 주민에게는 제2의 트라우마를 주는 것인데 정부의 대응이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늘 계속 이런일을 접하면서 살다 보니 솔직히 안전불감증도 생긴 것 같다”며 “살짝 걱정이 되는 것은 있지만, 피부로 확 와닿는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휴가철 성수기가 지나면서 북적이던 섬이 조용해졌는데 북한 미사일 등 군사 도발 소식까지 들려오니 분위기가 푹 가라 앉았다는 게 이곳 주민들의 설명이다.
백령도의 한 주민은 “여기야 머 북한 폭격의 사정권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데 하도 그런쪽(북한 도발)에 만연돼 있다보니까 생활에 있어 특별한 변화는 없다”면서도 “휴가철 성수기가 끝나갈 무렵이라 부쩍했던 섬이 조용해 졌는데 북한 도발 소식에 더 침울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은 “북한의 도발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조마조마한 게 있었는데 이렇게 또 도발을 하니 답답한 상황”이라며 “평상시와 다름 없이 생활하려고는 해도 혹시 모를 군사 도발에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수발 발사했다. 이 발사체는 고도 50여㎞로 비행해 300㎜ 신형 방사포 또는 새로운 기종의 단거리 발사체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이후 한 달 만의 추가 도발이다.
특히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57돌이 되는 선군절(8월25일)을 맞으며 섬 점령을 위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들의 대상물 타격경기가 진행됐다”며 우리 영토인 서해5도 가운데 백령도와 대연평도에 대한 점령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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