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당신은 쇼펜하우어의 행복 론을 읽은 적 있나요?
아직 읽지 못했군요
읽지 마세요 뻔한 이야기예요
행복은 잠시일 뿐 인생의 대부분은 고통이랍니다
그런데 이곳은 참으로 편안해요
누가 무어라하든 내가 왕비예요
저기를 보세요
나를 지켜주는 근위병들이 있고
내 수발을 들어 주는 궁녀들이 있어요
이곳은 나의 알람브라궁전입니다
성채가 보이는 계단을 오르면
헤네랄리페 정원이 보이고
오래된 연못에서는
사자의 분수가 슬픈 눈물을 마구 쏟아내고 있어요
지금, 알람브라 궁전을 추억하는 노래가 흘러나오네요
그렇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아치형 창문 사이로
저렇게 맑은 웃음이 새어 나오고 있잖아요
이제는 동정의 눈빛으로 나를 보지 마세요
시간을 쪼개먹으며 아귀처럼 살아가는
성 밖의 백성들이 불쌍해요.
정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