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명덕사 우정스님, 40년간 나눔의 삶… “남은 여생 베풀며 보내고 싶어”

지역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기증
노인무료급식·장학기금 등 선행

▲ 우정스님 (2)
“저는 봉사자가 아닌 심부름꾼일 뿐이에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올 여름, 남양주 관내 아파트 경비실 등에 에어컨 24대, 선풍기 100대를 보급한 명덕사(남양주 진접읍 소재) 주지 우정스님(78)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 일부가 관리비 인상, 공기오염, 수명 단축 등의 이유로 ‘경비실 에어컨 설치 반대’를 주장하는 전단을 배포해 논란을 일으키며 ‘냉정과 온정사이’라는 패러디까지 무성했던 시기에 알려진 우정스님의 선행은 ‘무더위마저 감동시킨 시원한 선행’으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이미 그는 1970년도 서울 천호동의 한 갱생원에서 시작한 봉사를 계기로 수십 년 간 온정을 나누며 한평생 베푸는 삶을 실천해 오고 있다. 

종묘공원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하는가 하면,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 50여 명을 모시고 칠순ㆍ팔순 잔치를 열어주고, 장학기금 및 사랑의 쌀 전달, 새집ㆍ경로당 지어주기, 태풍 피해 이재민 지원, 연탄나눔 등 기억조차 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선행을 펼쳐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지역 어려운 주민을 위해 식수를 위한 우물 조성 사업에도 힘을 보태는 등 국내는 물론, 국경을 뛰어넘는 사랑을 전하고 있다.

 

최근 계속된 선행이 알려지면서 ‘원래 부자 아니냐, 우리도 도와 달라’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정작 그에겐 재산은 물론 자동차나 그 흔한 신용카드조차 없다. 더욱이 후원금도 일체 받지 않으면서 어떻게 40년간 나눔 활동을 펼쳐왔는지 궁금증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는 “많은 분이 돈이 얼마나 많기에 그리 기증을 하느냐고 묻지만, 모든 비용은 연중 굵직한 행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모두 활용한다”며 “에어컨 기증 사례는 현장에서 딱한 사정을 듣고 지인에게 돈을 빌려 시행한 것으로 매달 갚아가는 빚쟁이”라고 웃음지었다.

 

끝으로 그는 “종교보다 일체중생 인간 방생이 먼저다. 하나님ㆍ부처님 따지지 말고 배움과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곧 수행”이라며 “남을 돕는 것에는 목돈이 필요하지 않다. 돕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한 것”이라고 소외이웃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어 “‘나라에 임금 없이는 살아도 백성 없이는 못산다’는 말이 있다.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은 국민의 종이자, 심부름하는 사람이라고 본다”며 “앞으로도 종교 지도자로서 국민의 종, 심부름하는 한 사람으로 베푸는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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