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안서 발사… 日 상공 첫 통과
文대통령 “응징 능력 과시하라”
F-15K 실무장 폭격 ‘무력시위’
북한 미사일은 최대고도 550여㎞로 2천700여㎞를 29분간 비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군 당국은 사거리로만 봤을 때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볼 수 있으며, 북한이 위협했던 ‘괌 포위사격’이 실제 가능함을 과시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받고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9시20분께 우리 공군 전투기 F15K 4대가 MK84 폭탄 8발을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 투하해 표적에 정확히 명중시켰다. 유사시 적 지도부를 초토화하는 공군의 대응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부터 40분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하고 국제사회의 엄중 경고에도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데 대해 강력규탄했다.
또한, 북한의 도발이 대단히 엄중하다고 평가하고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 강화된 경계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한이 공언해 온 괌 주변 발사실험을 ‘화성 12호’ IRBM급을 갖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방향은 다르지만, 실험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 일본 영해를 넘어서 갔기 때문에 국제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NSC 상임위 직후 허버트 맥마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 양국의 공동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한국 정부의 북한도발에 대한 대응조치에 대해 전폭 지지한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대한방위 공조는 흔들림이 없다. 안심하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통화했으며, 통화에서 틸러슨 장관은 “대화 제의를 했음에도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사실은 매우 실망 스럽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양국 장관은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 방안을 강구키로 하고 이번 미사일 도발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해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맥마스터 보좌관과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억지를 위해 전략 자산 전개를 포함한 광범위한 대처 방안 등을 협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일본은 북한이 일본인들의 머리 위로 쏘아 올린 탄도미사일 도발로 열도가 경악했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 발사 4분여 뒤인 오전 6시 2분쯤 ‘전국순간경보시스템’을 발신했고, 아베 신조 총리는 미사일 낙하 11분 만에 관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 해상에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폭거”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강해인 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