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신독(愼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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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고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 중에 하나인 대학(大學)은 군자의 학(學)으로 현대적 의미에서 ‘지도자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의 첫 장은 대학의 도(道)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첫째는 명명덕(明明德)으로 하늘이 인간에게 준 밝은 덕성을 밝히는 것이며, 둘째는 친민(親民)으로 백성을 새롭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지선(至善)으로 지극한 최고의 선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의 3강령은 바로 오늘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이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의 뒷장에서는 수양 방법과 기준으로 신독(愼獨)을 강조하고 있다. ‘신독’이란 홀로 있을 때, 즉 남이 보거나 듣지 않는 상황에서도 언행을 삼가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자세를 말한다.

 

일찍이 증자(曾子)라는 분은 하루에 세 가지를 반성하는데 첫째는 남을 위해서 충성스럽게 하는가. 둘째는 벗들과 사귀는데 믿음으로 하는가. 셋째는 선현의 가르침을 잘 습득하고 있는가라고 반성하면서 인격을 수양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역시 스스로를 삼가는 신독의 자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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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독은 두 가지 측면-‘나와의 관계’와 ‘남과의 관계’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 지도자는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하여 엄격해야 할 것이다. 일반인들은 연초가 되면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면서 수많은 자기와의 약속을 하지만 대개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것이 문제이다. 지도자는 마땅히 신독의 자세로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남(타인)과의 성실한 관계이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특히 지도자는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을 잘 통합해야 할 책무가 주어져 있기 때문에 대인관계에 있어 더욱 신독의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더구나 근자에는 언행을 조심하고 항상 스스로를 삼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옛말에 민원 송사(訟事)를 청문하는 근본은 성의에 있으며, 그 성의의 근본은 신독(愼獨)에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수많은 백성의 소리를 겸허하게 잘 듣고 성심성의를 다하는 자세에서 나올 때만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유승우 前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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