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긍정적 코칭은 스포츠를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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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책이 있다. 실제로 범고래를 칭찬으로 춤추게 하는 방법을 통해 공동체의 긍정적인 코칭의 놀라운 효과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유소년기의 긍정적인 코칭은 자존감을 갖도록 하고 스스로 적극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창의적인 인재로 자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스포츠 교육에서 긍정적인 코칭은 스포츠맨십을 통한 인성교육의 근본이 되는 교육철학이다.

 

얼마 전 야구 명문으로 알려진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야구부 폭행사건으로 지도자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은 일이 있다. 우리나라의 엘리트 스포츠에서 이런 뉴스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한 지도자의 폭력적인 언행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운동부 지도자의 폭력 관련 신고 및 상담 건수는 2011년에는 100건, 2012년 122건, 2013년 135건, 2014년 151건, 2015년 180건, 2016년 18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제왕적이고 수직적인 구조 속에서 코칭을 받은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이러한 병폐가 또다시 ‘대물림’ 된다는 것이다. 소위 ‘성적지상주의’ 문화가 성인뿐 아니라 유소년 스포츠 문화까지도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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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성교육’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순 없는 것일까. 역설적이지만 지도자의 긍정적인 코칭(positive coaching)은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코칭의 효과는 미국의 저명한 스포츠 심리학자 켄 래비자 교수가 스테이트 풀러턴 학교 야구팀 코치 재직시절 이미 증명한 바 있다. 이 학교의 야구팀인 타이탄스는 경기에 나가기만 하면 패배해 최다 연패 기록을 갖고 있었다. 그는 타이탄스 선수들이 시합 중 실수에 대하여 갖고 있는 생각을 바꿔놓으려고 했다.

 

그는 더그아웃에 모형 변기를 만들고 선수들이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거나 병살타를 치는 등 팀 사기가 꺾이는 실수를 범하게 되면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모형 변기에서 그 실수를 씻어내게 했다. 선수들이 경기결과를 심판 탓으로 돌리는 것도 완전히 내던지게 했다. 심판이 말이 안 되는 판정을 내려도 타이탄스 선수들은 오히려 고맙다는 표시를 했다. 그 결과 타이탄스는 경기에서 승리하기 시작했다. 팀은 시즌 초반 15승 16패라는 기록을 ‘씻어내고’ 계속 이기더니 대학부 월드 시리즈에서 전국 우승을 차지했다.

 

긍정적인 코칭은 엘리트 스포츠에서도 자발성과 창의성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유소년 스포츠 지도자들의 긍정적인 코칭이 새로운 교육 문화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수준별 교육을 통해 자라난 엘리트 선수들이 존경의 대상이 될 때 스포츠가 가진 순기능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

 

백성욱 한국유소년스포츠클럽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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