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은 당초에는 이탈리아 반도의 조그마한 도시 로마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로물루스라고 하는 사람이 건국한 BC 753년은 우리나라 삼국시대보다도 700년이나 앞선 시대라 하겠다. 이 나라는 점차 강성해 지더니 아프리카의 상단과 유럽의 대부분, 그리고 서아시아까지를 포함하는 대제국을 만들었는데 우리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로마가 그처럼 융성할 수 있는가이다.
주변에는 로마보다 훨씬 더 강한 나라가 많이 있었다. 그리스는 BC 3천년경부터 문화가 발달한 나라인데 지성적인 면에서 으뜸이었다. 그리고 북아프리카에 있는 카르타고는 상업 해운국으로 경제력이 단연 앞섰다. 또한 로마 위에 있는 에트루리아는 전투 장비를 만드는데 기술력이 뛰어났으며 게르만족은 체력과 용맹에서 당할 나라가 없었다. 이에 비해 로마는 보수적인 농업국가로 주변국들과 비교할 때 크게 열세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럼에도 나중에는 이들 나라를 모두 정복하여 거대한 로마제국을 만들었으니 그 이유가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 많은 역사가들이 분석한 결과 공통적인 평가는 ‘포용’의 지혜였다고 한다. 점령한 민족에 대해 배타적이지 않고 포용하는 정책을 펼쳤는 바 모든 민족에게 동등한 시민권을 부여했다. 바로 이것이 로마제국 흥성의 큰 원인이 된 것이다. 또한 로마의 통치 구조를 볼 때 집정관원로원민회의 세 가지 대표 기관이 있었는데, 이들은 각각 집정관은 왕정을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왔고 원로원은 귀족을 대표하며 민회는 일반 시민을 대변하였다.
이 조직은 바로 모든 계층을 포용하면서 왕정, 귀족정, 민주정이라고 하는 정치 모델을 모두 적용하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한 것이라 하겠다.
이렇게 함으로써 로마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게 되었고 각종의 법률과 제도를 만들어 냈으니 그 영향은 지금도 각 분야에 미치고 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나 ‘로마에 가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는 법언은 모두 이때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포용의 철학은 이처럼 큰일을 이루어 냈다. 마치 물이 모든 것을 포용하며 이로움을 주듯이 역사 발전의 물줄기를 열었다.
우리는 맹목적인 흑백논리나 편가르기, 배타적인 폐쇄주의(閉鎖主義)가 얼마나 역사를 뒷걸음시켰는가를 로마에서 배울 수 있다. 로마는 우리의 교과서이며 스승이다.
유승우 前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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