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날 행방불명이 되었으니
캄캄한 오늘이 제삿날이다
삼색 나물을 준비하다가
조그마한 글씨가 눈에 띄인 상표
“북한산 고사리”
순간 머리 스치는 날개짓
“통일 되면 국산?”
고사리 도라지는 발 없이
남쪽 제사상에 왔다
밀리고 밀려 구름 타고 오느라
외삼촌 얼마나 목 타실까
멍하게 서 있던 팔순 외숙모
급히 수저 고사리나물에 옮긴다
지구촌 오직 하나
이념과 욕심에 가로 막혀
국산 되지 못한 깡마른 저 고사리
굶주린 북녘땅 우리 아재 환생이다
늘 고개 숙이길 좋아했던 고사리에게
나 머리 숙여 절 한다
오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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