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고사리

▲ 경북 고령 출생. 으로 등단. 한민족통일협의회 백일장 통일부장관상 수상. 문장작가회, 죽순문학회, 한국예인문학회 회원.
북으로 간 외삼촌

캄캄한 날 행방불명이 되었으니

캄캄한 오늘이 제삿날이다

삼색 나물을 준비하다가

조그마한 글씨가 눈에 띄인 상표

“북한산 고사리”

순간 머리 스치는 날개짓

“통일 되면 국산?”

고사리 도라지는 발 없이

남쪽 제사상에 왔다

밀리고 밀려 구름 타고 오느라

외삼촌 얼마나 목 타실까

멍하게 서 있던 팔순 외숙모

급히 수저 고사리나물에 옮긴다

지구촌 오직 하나

이념과 욕심에 가로 막혀

국산 되지 못한 깡마른 저 고사리

굶주린 북녘땅 우리 아재 환생이다

늘 고개 숙이길 좋아했던 고사리에게

나 머리 숙여 절 한다

 

오해옥

경북 고령 출생. <한국시학>으로 등단. 한민족통일협의회 백일장 통일부장관상 수상. 문장작가회, 죽순문학회, 한국예인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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