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학교 급식… 의정부 A고교 갈치조림서 ‘고래회충’

여러 검증 시스템 뚫고 식단 올라 급식 전반의 부실한 관리 도마위
학교 “200도 고온 조리 기생충 사멸” 교육청 “재발없게 공정체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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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한 고등학교 점심 급식 반찬에 생선 기생충인 고래회충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불안에 떠는 가운데 학교 급식 관리 전반에 대한 부실한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고래회충은 생선 기생충으로 이에 감염되면 복통이나 구토, 설사 증상 등이 나타난다.

 

19일 경기도교육청과 의정부 A 고교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의정부 A 고교 점심 메뉴에 갈치조림이 올라왔다. 해당 갈치조림 안에는 가는 실 형태의 기생충 여러 마리가 서로 엉켜 있었다. 당시 해당 갈치조림은 고 1~3학년 및 교직원 1천100여 명이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다음 날 오전 11시 문제의 기생충이 고래회충이란 사실을 알고, 곧바로 급식 소위원회를 열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학교 측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에 따라 상온 200℃에서 40분간 조리했기 때문에 기생충이 사멸, 유해하지 않다는 견해이다.

 

학교 관계자는 “고래회충은 생선 내장에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애초 납품업체와 계약 당시 ‘내장이 제거된 토막갈치 납품’이란 문구를 넣는다. 이번 일은 업체의 부주의가 일차적 원인”이라며 “더욱이 식품의약 품 안 전처에 따르면 예방 기준을 ‘60℃ 이상 1분 가열 조리’로 권고해 놨는데 이보다 더 강한 기준으로 생선을 조리했기 때문에 기생충이 사멸, 유해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학교는 해당 납품업체와 계약을 즉시 해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A 고교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러 검증 단계를 뚫고 고래회충이 아이들 식단에 올랐다는 사실에 큰 불안감을 드러냈다. 특히, 1천여 명분의 매일 식단에 대한 품질을 영양사 1명이 검사하는 탓에 전수 관리가 불가능, 사실상 관리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학교의 한 학부모는 “수능시험이 며칠 안 남은 이 시점에 수험생 식단이 가장 중요한대 발견된 기생충이 아이에게 해를 끼칠까 불안하다”며 “급식 체계 전반이 어떻게 관리되는 것이냐.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발견된 회충으로 혐오감 및 불안감 조성에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문제 발생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공정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조철오·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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