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온라인으로 신청·추첨 ‘처음학교로’ 도입
사립유치원聯 “원아 미달사태·서열화 우려” 불참 선언
학부모들 커지는 불만속 교육청 “경쟁률 노출 없을 것”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부터 유치원 원아모집을 위해 도입하는 ‘처음 학교로’ 온라인시스템이 첫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경기지역 사립유치원들이 “유치원 경쟁률이 노출되는 것 아니냐”며 참여를 거부하고 나선 데 따른 것으로, 이번에도 학부모들의 밤샘 줄 서기 등 대입보다 더 치열하다는 유치원 추첨 대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25일 경기도교육청과 도내 사립유치원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10일 2018학년도 유치원 유아 모집에 ‘처음학교로’ 입학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처음학교로’ 시스템은 온라인으로 원하는 유치원을 신청하고, 추첨 역시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이에 유치원 입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는 해당 시스템을 이용해 유치원 3곳까지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이에 도내 1천여 개의 국·공립유치원이 ‘처음학교로’ 시스템에 100% 참여했지만, 1천여 개의 사립유치원 원장들로 구성된 경기도사립유치원연합회가 ‘유치원 서열화’ 등을 우려하며 지난 23일 참여 거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처음학교로’를 통한 국·공립유치원 원아모집 일정과 유치원을 직접 방문해 입학원서를 제출하는 사립유치원 일정 등을 모두 챙겨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유치원 입학 자녀를 둔 A씨(35ㆍ성남)는 “맞벌이 부부 등 유치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학부모들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홍보했지만, 탈락할 경우를 대비해 사립유치원에도 원서를 넣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40·여)는 “사립유치원의 추첨 일정과 원아모집 현황 등을 학부모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과연 누구를 위한 시스템인지 의문이 들며, 교육 당국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사립유치원들은 ‘처음학교로’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추첨이 이뤄지게 되면 국·공립유치원에 학부모 신청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발생해 원아 미달 사태와 ‘유치원 서열화’ 등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사립유치원연합회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할 경우 학부모가 교육비가 저렴한 공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으며, 내년에 추이를 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 측에서 우려하는 ‘경쟁률 노출’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며 “학부모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만큼 앞으로 내실을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처음학교로란?
유치원 입학을 원하는 보호자가 시간과 장소의 제한없이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유치원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여 신청하고, 유치원은 공정하게 선발된 결과를 알려줌으로써 학부모의 불편 해소와 교원의 업무를 덜어주는 입학 지원 시스템이다.
강현숙·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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