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6년간 맡아온 경기도육상연맹에 대한 지원을 중단키로 한(본보 11월2일자 1면) 가운데, 20여년간 경기도체조협회를 맡아온 두산도 손을 놓는 등 기업들의 체육단체 지원 중단이 이어지고 있어 경기체육이 위기에 봉착했다.
2일 경기도체육회와 경기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 초반부터 30여년 간 계열사가 번갈아가며 경기도체조협회를 맡아 연간 3천만 원~4천만 원의 출연금을 내왔던 두산이 지난 8월 말로 지원을 중단했다.
두산이 도체조협회의 지원을 중단한 이유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체육계가 연루됨에 따라 기업으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이사회가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기은행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경기도 금고를 맡은 은행들이 지원해온 경기도레슬링협회도 올해 경기도 제2금고인 신한은행이 지원을 중단, 현재 도레슬링협회는 회장의 장기 공석에 따라 어렵게 협회를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 경기은행ㆍ시티은행ㆍ우리은행에 이어 레슬링협회와 더불어 도탁구협회를 맡아 연간 각 5천만 원을 지원해온 신한은행은 ‘지정기탁금 운영 문제’ 감사 지적 등을 중단 이유로 들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다른 단체들과 ‘대동소이(大同小異)’ 한 상황 때문이라는게 관련 단체들의 전언이다.
이로 인해 현재 경기도체육회 70개 가맹경기단체 중 대기업 또는 은행 등이 맡고 있는 것은 경기농협의 유도, 씨름, 역도 등 3개 단체에 불과하다. 나머지 단체들은 중소기업인 또는 개인 사업가들이 사재를 털어 지원하거나, 회장의 출연금 없이 운영되는 단체들도 상당수에 달하면서 체육단체들이 고사(枯死) 위기에 놓여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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