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신호에 걸려 멈춰선 필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에 조수석 문을 내리고 “이봐요, 이렇게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은 아주 나쁜 습관 아닙니까?” 하고 나무랐더니, 그 운전자는 “죄송합니다” 하며 머리를 숙여 미안함을 표시했다.
초가을 어느 날 친구와 약속이 있어 수원역 부근의 식당 골목에 들어설 때였다. 필자가 보기에 스무살도 안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들 대여섯이, 주위 사람들은 의식하지도 않고 구름과자(담배)를 맛있게들 먹고 있었다. 친구에게 의견을 묻자 요즘 애들 잘 못 건드리면 망신당하니, 그냥 내버려 두라는 것이었다. 공감을 하면서도 그날 술맛은 씁쓸하였다.
필자는 24여 년 전 작심하여 즐겨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덕분에 니코틴 등 역겨운 냄새가 없어 좋고, 3시간 정도는 쉬지 않고 운동을 할 수 있어 좋다. 금연은 필자가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다. 담배에는 아세톤, 비소, 카드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수많은 유해 물질이 함유되어 있고, 이들은 배터리, 청소제, 제초제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독성 물질이라고 한다.
흡연은 지구촌의 각종 공해(산업쓰레기, 방사선 물질 등)와 함께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환경문제의 중심에 있다. 아울러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배려와 질서 인식의 부재로 정부, 자치단체, 각종 환경단체 등의 교육 및 홍보 등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다.
필자가 아는 한 정치인이 담배꽁초를 버리는 장면을 보았다. “프로님(사석에서 그렇게 부른다), 정치 그만하고 싶나요? 인터넷에 올릴까요?” 농담 섞인 필자의 충고에, 그 분은 나쁜 습관을 고치겠노라고 약속하였고, 우리는 웃으며 소주 한 잔을 나누었다. 아마도 정치를 좀 더 하고 싶은 모양이다.
조규일 법무사·前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수원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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