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순 ‘아름다운가게’ 하남점 매니저“움츠러든 기부 문화… 그래도 마음은 닫지 마세요”

중고물품 기증·판매 연간 2억원
수익금 20% 어려운 이웃에 전달
처음엔 우려했지만 15년째 봉사

▲ 사람들탑)권석순 아름다운 가게 하남점 매니저
“연이어 벌어지는 안 좋은 일로 기부 문화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례로 마음을 닫지 말고 우리 주위에 어려운 이웃을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중고물품을 기증받아 나눔 활동을 벌이며 아름다운 선순환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봉사자가 있다. ‘아름다운가게’ 하남점(신장로 177번지) 권석순 매니저(57)다. 내년 4월이면 10번째 생일을 맞는 아름다운가게 하남점에 권 매니저는 지난해 9월 발령받았다. 앞서 권 매니저는 분당이매점과 한양대점, 강동고덕점 등에서 15년 동안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독지가의 씨앗기금으로 개점한 아름다운가게 하남점(전국 110개 매장 중 86번째 개점)은 어엿한 하남의 나눔 실천소가 됐다. 하루 평균 100여 명이 물건을 구입, 연간 2억여 원의 매출을 올리는 나눔실천 단체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중고물품의 기증과 판매, 순환의 목적으로 시작한 아름다운가게는 수익배분으로 나눔 보따리와 보육원 퇴소 청소년 자립자금, 노숙자 의류, 나눔장터, 명절 소외이웃에 생필품 등을 지원하는 등 해마다 수익의 20%를 지역사회에 배분하고 있다. 재활용은 자원과 환경을 지키고 재활용 물품을 판매한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 등에게 돌아간다. 또 기부자는 기부한 만큼 연말소득정산시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권 매니저는 “15년 전 중고물품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판매수익금으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고 했을 때 많은 분이 ‘과연 될까?’ 사실 우려했다”고 털어놨다. 또 “요즘 일부에서 기부금 오용사건이 잇따라 기부 자체를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내가 베푼 마음이 어려운 이웃에게 오롯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걸 알았을 때 그 단체가 아닌 사람 자체에 배신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주위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많다”며 “공신력 있는 단체를 통한 간접적 후원이든 직접적 후원이든 닫힌 마음을 열고 온기를 나눌 때 우리가 바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열린다”고 말했다.

 

한편 권 매니저는 바쁜 봉사활동 중에도 만학의 꿈을 잃지 않고 지난해 사회복지사(1급), 올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각각 취득했다.

▲ 사람들탑)아름다운가게 하남점 매장전경

하남=강영호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