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브라더,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역사조작 등 거대한 감시 체계와 조작된 프레임 속에다 인간의 행동과 생각을 가두어 과거도 미래도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세상. 이에 반기를 들고 저항하는 주인공 윈스턴… 결국에는 잡혀서 고문을 받고 완전히 세뇌된다.
‘이게 현실이구나!’라는 생각에 공포감이 몰려왔다. 이미 현실화된 SF 영화의 스카이넷, 곳곳에 설치된 CCTV, 사이버 해킹, 통신 감청, 과도한 신상 털기 등.
거짓을 진실로 믿게 하는 가짜뉴스, 진영 논리로 피폐해진 사이버 담론, 편향적인 언론보도 등은 우리를 암울한 동굴 속으로 밀어 넣는다. 참 무서운 현실이다.
“아이들끼리 놀리는 것을 가지고 학폭위 한다고 협박하고… 교장선생님 만난다는 등. 그냥 학폭위 진행하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오늘도 참았다. 안 좋은 소리 들으며 여러 학부모와 30여 통화… 머리가 아프다.”
“초등학교 학예회 연습시간에 담임교사가 줄을 제대로 맞추지 않는 학생 소매 등을 흔들며 ‘줄 좀 똑바로 서라. 네가 구멍’이라고 질책했다고 폭행 혐의로 기소돼 50만 원 벌금형을 받고 교단을 떠났다.”
가벼운 학생 사안이 학교폭력위원회에 상정되고 때로는 부모 간의 다툼으로 번지며, 학습·생활지도상의 일로 인하여 정서 학대, 개인정보유출 등으로 고발당하는 현실, 종종 들려오는 일부 교원들의 비교육적 사건 등으로 교원들은 암울하고 미래가 안 보이는 심리적 동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교육에 대한 성찰과 고민은 사라지고, 눈 감고 귀 막고 말하지 말고 현실에 적당히 안주하는 것이 최고일지도 모른다. 돈 까밀로 신부의 용기가 그립다. 동굴 1984로 가고 있는 교직사회에 생기를 불어넣으려면.
김한호 한국교원대학교 박사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