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구태·기득권 정치 끝내겠다”… 지방선거 앞두고 승부수
정동영 “넉달간 분란만 일으켜”… 박지원 “사기쳤다” 비판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당내 혼란을 조속히 정리하고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며 “결연한 각오로 당대표 직위와 권한을 모두 걸고 전(全) 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 여러분의 찬성 의사가 확인되면 단호하고 신속하게 통합절차를 밟아 나가겠다. 신속한 통합 작업 후 새로운 당의 성공과 새로운 인물 수혈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만일 당원의 뜻이 반대로 확인될 경우 그 또한 천근의 무게로 받아들여 당대표직을 사퇴함은 물론 그 어떤 것이라도 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대표가 ‘속전속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은 앞으로 통합 논쟁으로 시간을 끌다가 자칫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 혁신작업에 착수한 만큼 하루빨리 중도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통합 반대파인 호남 중진 의원들에 대한 설득이 지지부진하자 ‘정면돌파’가 불가피하다는 고려도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는 주요 정치적 고비마다 예상 밖의 정면돌파 카드를 던져 온 안 대표의 경험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안 대표는 “지난 두 달간 실시한 여론조사와 당원대상 조사도 통합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수치로 반영하고 있었고 호남의 여론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안타깝게도 일부 중진 의원은 근거를 알 수 없는 호남여론을 앞세워 통합반대, 대표 재신임을 요구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앞장서서 호남의 민주주의 전통을 왜곡하고 김대중 정신을 호도하는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통합반대파 의원들은 이날 오후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안 대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통합에 반대하는 정동영 의원은 의총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지난 넉 달 동안 분란과 해당(害黨) 행위 말고 기여한 게 없다”며 “안 대표는 즉각 물러나는 것이 당원과 의원에 대한 도리”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도 “안 대표는 당원과 국회의원들에게 통합의 ‘통’ 자도 꺼내지 않겠다고 사기를 쳤다”면서 “오늘 (행보는) 안 대표의 구상유취한 정치 행태를 확인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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