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1000여편 항공기… 성탄연휴 망친 짙은 안개

인천공항 저시정 경보 발령
대규모 지연… 이용객 불편
“항공사측 숙박 등 제공 안해”

▲ 안개로 인해 이틀째 항공편이 무더기로 지연된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일대가 발이 묶이거나 출국 수속을 하려는 여행객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장용준기자
▲ 안개로 인해 이틀째 항공편이 무더기로 지연된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일대가 발이 묶이거나 출국 수속을 하려는 여행객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장용준기자
크리스마스 연휴인 지난 23일부터 24일 사이 인천국제공항을 덮친 유례없는 짙은 안개로 항공기 운항이 대거 차질을 빚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6시 2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인천공항에 짙은 안개가 4시간 이상 지속돼 저시정 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해당 시간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됐다.

 

인천공항은 시정거리가 75m만 돼도 항공기 운항이 가능할 정도의 CATⅢb 등급을 보유하고 있으나 전날 한때 인천공항 가시거리가 50m 수준까지 떨어진데다 항공사 별로 항공기 장비와 조종사 숙련도 등 요건이 달라 대규모 지연사태를 피할 수 없었다.

 

이로인해 지난 23일 49편이 결항되고 468편이 지연된데 23일 지연된 항공기들이 후속 운항 스케줄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24일 오후까지 모두 365편의 항공기가 정상운영되지 못하는등 대규모 지연사태가 이어졌다.

 

이처럼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가까운 해외에서 징검다리 연휴를 즐기려던 이용객들이 몇시간 동안이나 기내에 머무르거나 공항에서 노숙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23일 시드니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승객 A씨는 “항공사 측이 기상이변을 내세워 보상을 거부하고 숙박과 차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 웨이하이에서 발이 묶인 승객 B씨도 “전날(23일) 비행기에 탑승했다 내렸는데 아직까지도 항공사 측이 추후 출발시간 등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사정이 이렇자 공사는 이날 운항지연에 따른 여객불편 최소화를 위한 특별근무체제를 가동하고 공항에 일시 체류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매트리스와 모포를 제공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까지도 아시아나 등 특정 항공사 이용객들은 별다른 설명조차 듣지 못한채 해외공항에 발이 묶여 불편을 호소하는 등 불편사항이 모두 해소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공사의 한 관계자는 “극심한 기상변동에 따른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기관 및 항공사 등과 지속적인 위기관리사항에 따른 대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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