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자물통을 채웠다
날개를 달지 못한 그는
도시서 살기에 연약한 입 때문에
입술을 뒤통수에 달고
자물통으로 들어갔다
말 없는 문자의 날은
구멍에서 쏟아내는 기호들 모아
퍼즐 판에 끼워 보지만
끝내 맞추지 못한 한 조각
자물통 채워지면서
과거로부터 떠내려 온 모든 것들
통 속에서 헤엄친다
제 그림자 볼 수 없는 매미처럼
땡볕에 울음 쏟아 보지만
작은 구멍으로 흘러나온 건
해독 불가의 이모티콘 뿐
새벽, 저마다 암호 입에 물고 집을 나선다
정은율
강원도 강릉 출생. <시와 산문>으로 등단. 시집 <시가 꽃을 피울 때>. 한국문인협회ㆍ시와 산문 문학회ㆍ한국녹색시인협회ㆍ강원현대시문학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시낭송지도자과정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