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에 ‘결석’ 보이는데 인천백병원 잇단 오진

환자 복통 외래 치료·응급실 실려갔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 오진… 엉뚱한 치료
두달전 결석진단 하고도 ‘깜깜이 진단’ “최소한 예전 진료 기록만 봤더라면” 분통
항의하자 병원 측 “진료비 돌려주겠다”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차례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진단과 처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천시민 A씨(40)는 지난 11일 극심한 복통으로 동구 송림동에 있는 의료법인 성수의료재단 인천백병원을 찾았다.

 

제1내과에서 진료를 받게 된 A씨는 CT촬영 등 필요한 검사를 마친 후 과민성 대장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주사 등 치료를 마친 A씨는 또 다시 복통이 시작되면서 같은 날 저녁 백병원 응급실을 다시 찾았다. 응급실 의사는 A씨에게 외래 진료와 같은 진단을 내리고 또다시 주사제를 투입했다.

 

그러나 A씨의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참을 수 없는 복통을 느낀 A씨는 12일 새벽 4시께 다시 백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그제야 A씨의 CT촬영 기록을 살피던 의사로부터 결석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고 비뇨기과 외래 진료를 통해 요로결석 진단을 받았다.

 

낮에 찍었던 CT에서 결석이 보였던 상황이었지만, 이를 발견하지 못한 의료진 탓에 A씨는 12시간 넘도록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게다가 A씨는 2달 전인 지난해 11월 이미 백병원 비뇨기과에서 결석이 보인다며 예후를 지켜보자는 진단을 받은 바 있다.

 

A씨는 “병원 측에 항의하자 20여만원의 진료비를 돌려주겠다면서 선심쓰듯 말을 했다”며 “오진을 했고 처치 또한 잘못됐으니 진료비는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백병원 측은 “내과 진료 특성상 문진에 의해 예후관찰을 하는 부분이 크고, 추후 비뇨기과에 진료 의뢰를 했더니 과거보다 담석이 내려온 점이 발견돼 요로결석 진단을 한 것”이라며 “1차 내과 진료 처치 후 일부 호전된 소견이 있어 그렇게 진단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인천의 한 종합병원 비뇨기과 전문의는 “복통에 따른 진통제와 소염제 처방으로 단기간 (요로결석)증세가 호전됐을 수 있지만, 2차로 같은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을 때는 사전에 차트를 확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병원 측은 “1차 내과 진료 후 2차 응급실 진료때 발견을 못하다가 3차 응급실 내원 당시 요로결석을 발견한 것이 맞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추가적으로 확인해 답변하겠다”고 한 뒤 응답이 없었다.

 

한편, 취재가 시작되자 백병원은 A씨에게 50만원의 합의금을 제안하며, A씨가 확보한 진료기록부와 병원과의 대화 녹취 파일을 지워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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