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종현의 죽음과 남겨진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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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이 지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일부 사람들은 그렇게 유명한 사람도 떠나는데 자신처럼 부족한 사람은 어떻게 살겠냐며 더 우울해했고 일부 우울증 환자들은 자살사고가 더 심해지기도 했다. 그의 죽음이 그 혼자만의 죽음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현장에서 느끼며 그 죽음이 남긴 과제들을 생각해본다.

 

종현의 사망은 우울증의 최종적인 결과다. 우울증은 우울감의 차원을 넘어 심한 슬픔이나 우울한 기분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개인의 삶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질병을 말한다. 이 병에 걸리게 되면 기분이 우울하거나 흥미가 감소하고 식욕, 수면이 감소하고 쉽게 피로하다. 생각도 변하여 자존감이 떨어지고 삶이 부정적이며 미래는 절망적이다. 그 최종적인 결과는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종현의 죽음 이후 그의 자살 소식과 유서가 매스컴을 통해 널리 유포되었다. 연예인의 자살은 흔히 ‘베르테르 효과’라 불리는 모방 자살을 낳는다. 그러기에 언론에서는 유명인의 자살을 최소한으로 보도해야 하며 특히 구체적 방법을 언급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언론은 앞을 다투어 구체적인 자살방법과 유서까지 공개하는 우를 범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자살사고로 괴로워했고 그들 중 일부는 모방 자살을 시도했을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당부하지만 언론은 유명인의 자살에 대한 보도 원칙을 지켜주기 바란다.

 

6명 중 한 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우울증은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가벼운 병이 아니다. 감기도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게 아니고 심해지면 폐렴으로 진행하여 죽을 수 있듯이 우울증도 마음이 약해서 걸리는 게 아니고 심하면 자살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병원 가는 것을 꺼린다. 정신과 진료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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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신과 진료로 손해 볼 수 있는 것은 보험가입 시 거절되는 경우가 있는 정도인데 이 또한 경증 질환의 경우는 차별하지 못하도록 시정된 상태다. 그러니 우울하고 힘들 때는 병을 키우지 말고 가까운 정신과 진료를 받기를 권한다. 병원 치료가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 대개는 절망적인 상태를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종현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 잊으려 한다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다. 그를 진정으로 잘 떠나보내기 위해서는 그를 더욱 추억하고 기념하며 그의 노래를 듣는 것이 좋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더 오래 남아있는 것이 못다 핀 꽃인 고인에 대한 예의이며 잘 보내는 방법이다.

하늘에 있는 고인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한다.

“종현아, 많이 힘들었지? 그동안 고생 많았어. 우리는 널 잊지 못할 거야. 하늘에선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바래. 사랑한다, 종현아”

 

신동근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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