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내 마음 전하는 따뜻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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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이제 보름 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 즈음에 대개 사람들은 내가 선물해야 될 곳, 무엇을 선물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명절만 되면 TV뉴스에 나오는 택배회사로 밀려드는 선물세트를 보며, 감사의 마음보다는, 의무감으로 내가 잘 보여야 할 곳을 챙겨 선물하여야 하고, 받는 사람의 생각보다 보내는 나의 체면이나 남들보다 금액이 낮은 선물을 보낸 것이 아닌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선물이라는 것이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부담이 되며 금액적 환산으로, 법적인 문제가 되어 버린 게 작금의 현실이다.

 

그런데 정작 선물은 무슨 의미일까. 보내는 사람이 받는 사람을 생각하고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여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주는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철저히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선물을 드리는 기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그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선물을 주는 나의 더 기쁜 것이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선물은 가진 자의 적선이 아니며, 윗사람에게 보내는 뇌물이 아니어야 한다. 규격화된 공산품으로 내 마음인양 선물을 전달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가 정말 선물을 해야 하는 곳이, 내 마음을 보낼 곳이 어디인가 생각해본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설날, 우리가 진정으로 감사해야 하는 사람, 바로 우리들의 부모님 형제 간이 아닐까? 그저 주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고 기뻐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들이 진정 원하는 선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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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노인들의 가장 큰 아픔은 외로움이라고 한다. 이제 자식이 아니라 그저 이웃에 기대는 삶만이 남아 있는 생활이 되어 버렸고 가끔씩 이나마 찾아주는 자식이 고맙기만 하다. 한평생 자식들에게 가진 모든 사랑 다 주고는 이제 빈 가슴만으로 또 줄 것이 없는지 찾고 계신다.

 

이번 설날에 자녀들과 가는 해외여행도 좋지만, 고마우신 어머님 아버님들께 최고의 사랑으로 건강한 모습을 보여 드리는 어떨까. 노부모님과 거칠어진 손 잡고 오순도순 어릴 적 추억 이야기하며, 건강한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것, 안부 전화 드리는 것보다 서로에게 가심비(價心比) 최고의 선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어릴 적처럼 그분들 앞에 귀여운 손주들 재롱도 보여 드리고, 사랑한다 고백하며 따뜻하게 안아보자. 당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녀들의 목소리, 아마 이 세상 어떤 음악보다 아름답고 행복하게 들릴 것이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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