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암생존자 통합지지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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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제3차 국가암관리 종합계획에는 고위험 흡연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폐암검진 사업과 암생존자의 의료사회정서적 재활을 돕는 통합지지 센터 설립, 말기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호스피스 제공, 암데이터 센터와 암지리정보 시스템 도입, 그리고 국제협력과 국가 프로젝트로 정밀의료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호스피스완화 서비스는 연명의료결정법(3월4일 시행 예정)에 따라 입원형, 자문형, 가정형 형태의 호스피스 서비스가 제공된다.

 

나의 관심을 끄는 사업은 암생존자 통합지지 센터와 관련해서다. 개인적으로 간호사로 근무했던 15년의 시간을 암환자와 보냈다. 그 후 대학에 와서도 지역암센터에서 암환자를 위한 작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암환자(암생존자)와의 만남의 기회를 계속 가져왔다.

 

나는 ‘암환자’가 아닌 ‘암을 가진 사람’들의 힐링센터를 만들고 싶은 생각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꿈이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그 마음은 아직도 유효하다. 이런 나의 기대에서 볼 때 제3차 국가암관리 종합계획에 암생존자 통합지지센터 건립이 포함된 것은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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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나왔던 암 환우들은 각자의 상황은 다르나, 거짓말 같은 진단으로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처절하게 몸과 마음으로 오롯이 혼자서 겪어내는 치료와의 전쟁, 완치의 희망과 재발의 사이에서 외줄 타듯 살아가는 하루하루, 그 과정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이고 매일의 일상의 행복과 감사를 알아가는 ‘앎의 삶’을 깨닫는 여정을 지나고 있음을 보았다.

 

이 여정에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달라지는 본인의 마음에 어느 때는 ‘나는 암환자’이고 어느 때는 ‘나는 정상인’인 스스로를 발견하며. 이런 자신의 비위를 맞춰야하는 가족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느낀다.

 

‘암을 가진 사람’은 이제 우리 주변에 흔히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31명당 1명이 암을 진단받고 치료중이거나 치료 후 생존기간에 있다(암정보센터, 2018). 따라서 국가암관리 정책은 당연한 것이며, 이들의 회복은 우리 사회가 함께 안고 가야하는 건강문제다. 추진 중인 ‘통합지지 센터’ 설립사업이 아무쪼록 성공적인 모델로 우리 사회 곳곳에 정착하기를 희망한다.

 

박은영 가천대학교 학사부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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