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북미대화 조속히 열려야”… 北 김영철 “용의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의 입장을 지켜보며 손을 들어 인사하자 미국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아랫줄 오른쪽 두 번째)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뒷줄 오른쪽 끝)이 일어나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의 입장을 지켜보며 손을 들어 인사하자 미국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아랫줄 오른쪽 두 번째)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뒷줄 오른쪽 끝)이 일어나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회담의 길이 열렸다.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은 25일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고 말해 북미 간 직접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측 대표단의 이 같은 언급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며 북미 간 대화를 요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북미 간 고위급 대화에 대한 ‘환영’ 차원을 넘어 향후 북미 정부 간 대화, 더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과의 조건부 직접대화까지 시사한 셈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중앙위 부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에 손을 내민 형국이어서 우리 정부에 무게를 실어주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군사옵션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북한을 압박해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대화 국면에서도 북한에 냉랭한 기류를 보이며 비핵화 요구를 계속해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미 간 대화 진전 가능성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을 만나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북측 대표단은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데 생각을 같이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이어 폐회식에도 대표단을 보내 축하를 해줘 평창올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진데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특히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고 공동입장을 해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다. 남북의 이런 노력으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북측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했다.

 

한편,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으로 ‘남남갈등’을 겪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이 김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막기 위해 육로이동 경로에서 16시간 도로를 점거, 농성하고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정부를 비판했다.

 

한국당은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저지하기 위해 통일대교 남단에서 1박2일 ‘육탄저지’ 밤샘 농성을 벌이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농성 중 ‘김영철 즉시 사살’, ‘철천지원수’ 등 강경한 표현도 썼다.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고 김 부위원장을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규정, 정부를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김영철 부위원장 방남에 대한 일부 우려와 부정적인 여론을 인정하면서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승적 이해를 촉구했다.

강해인ㆍ송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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