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국립수목원은 항일의병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유학자인 유중교와 김평국 그리고 대한 13도의 군도총재를 지낸 의암 유인석(1842~1915) 등이 수양하던 ‘옥계구곡’(玉溪九曲)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유중교는 1876년 김평묵, 유인석 등과 함께 옥계구곡을 1곡 ‘와룡추’(?龍湫), 2곡 ‘무송암’(撫松巖), 3곡 ‘탁영뢰’(濯纓瀨), 4곡 ‘고슬탄’(鼓瑟灘), 5곡 ‘일사대’(一絲臺), 6곡 ‘추월담’(秋月潭),7곡 ‘청풍협’(靑楓峽), 8곡 ‘귀유연’(龜游淵), 9곡 ‘농원계’(弄湲溪) 등의 위치를 서술하고 ‘가릉군옥계산수기(嘉陵郡玉溪山水記)’라는 시문을 남겼다. 가릉군은 가평군의 옛 이름으로 현재는 옥계구곡이나 용추구곡, 또는 용추계곡 등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정확한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다. 국립수목원은 ‘산림역사 고찰을 통한 산수문화 발굴 및 활용 연구’의 하나로 지역 주민 등과 10여 회 이상 현장 조사, 유중교의 묘사와 일치하는 장소를 찾아 GPS 좌표를 지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전통조경학회지 35권 2호에 게재됐다.
국립수목원은 옥계구곡의 정확한 명칭을 알리기 위해 산림청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산림청은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 제2조에 따라 산림 또는 산림과 관련돼 형성, 생태·경관·정서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큰 유무형의 자산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유미 원장은 “옥계구곡은 우리 조상이 마음을 수양하는 장소였으며 화서학파의 항일의병 투쟁 정신의 기반이었던 장소였다”면서 “이번 산림역사 고찰을 통해 9곡의 정확한 위치와 이름을 찾은 만큼 문화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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