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비둘기가 의정부시의 시조(市鳥) 맞습니까?"

▲ 5 (1)
“도시의 골칫거리인 비둘기가 의정부시의 상징인 시조(市鳥)라니…. 전혀 몰랐습니다. 바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의정부시의 시화, 시목, 시조가 무엇인지 큰 관심이 없지만, 시조가 비둘기임을 알게 된 한 시민은 적절하지 않다며 새롭게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자태가 아름답고 번식력이 강하면서 온순하기까지 한 비둘기를 지난 1972년 10월 7일 시조(市鳥)로 지정했다. 깨끗하고 아름다움은 쾌적한 도시를 상징하고, 번식력이 강하고 온순한 것은 날로 번창하는 시세와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의 바람을 담았다는 취지다.

 

이후 50년 가까이 철쭉, 잣나무, 비둘기는 각각 의정부 시화, 시목, 시조로 남아 있다. 각종 시정 홍보물이나 건축현장의 가림막 등에 사용하고 의정부시 공무원 채용면접 때 상식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비둘기는 개체 수가 많이 늘어나 아파트 등 주거공간을 비롯해 도심 곳곳에서 배설물, 악취, 세균 전파 우려 등 기피대상이 되면서 평화나 사랑 같은 이미지가 변질돼 시조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 2009년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하고 일부 지자체서는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시민에게 먹이를 주지 못하도록 계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시조인 비둘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구구회 의정부시의원은 “회룡역사 회룡천 부근 경전철 교각 하부에 비둘기들이 집단생활하면서 배설물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물을 쳐 놓았는데도 마찬가지다”며 “민원 대상인 비둘기가 시조인 것이 적절한 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비둘기는 사랑과 평화를 상징하는 길조다. 시조로 지정할 때의 이같은 이미지가 지금은 다소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시민을 비롯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