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만날 수 있으려나…” 웃음 찾은 이산가족

통일부·적십자사, 수원서 미상봉 이산가족 등 200명 초청
10여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상봉 정례화 추진에 기대감

▲ 10일 경기(수원)지역 미상봉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열린 수원 이비스호텔에서 한 실향민이 “나도 개성에서 살다 왔어!”라며 처음 만난 고향사람과 감회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와 통일부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앞으로 전국 각지에서 15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김시범기자
▲ 10일 경기(수원)지역 미상봉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열린 수원 이비스호텔에서 한 실향민이 “나도 개성에서 살다 왔어!”라며 처음 만난 고향사람과 감회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와 통일부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앞으로 전국 각지에서 15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김시범기자
“이번에는 꼭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함경북도 청진이 고향인 A씨(83)는 남북정상회담 소식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혹시나 북녘에 있는 가족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이 생겨서다. 특히 10여년 만에 이뤄지는 남북정상회담 소식에 A씨가 거는 기대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6·25 전쟁 당시 A씨는 엄청난 폭격 속에 부모님을 비롯해 둘째 형님과 인사조차 못한 채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A씨는 “현 정부가 들어서 남과 북이 서로 대화를 하고 정상회담을 한다기에 한 줄기 희망이 생겼다”며 “부모님은 돌아가셨겠지만 둘째 형님은 살아계실 수도 있기에 꼭 만나고 싶다”고 울먹였다.

 

신의주가 고향인 B씨(79ㆍ여)는 큰언니 생각만 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B씨의 조부모님이 편찮았던 탓에 큰언니는 고향에 남았고 자신과 부모님만 서울로 내려오면서 헤어졌기 때문이다. B씨는 “서울로 내려가기 하루 전 날 큰언니가 ‘너는 참 좋겠다. 엄마아빠와 함께 내려갈 수 있어서’라는 말이 가장 가슴이 아프다”라며 “문재인 정부 들어서 남북 화해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좋은 것 같아서 거는 기대가 크다. 꼭 이산가족상봉이라는 큰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북 화해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이산가족들의 상봉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10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에서 ‘경기지역 미상봉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 행사에 참석한 이산가족들은 어느 때보다 밝은 남북 관계에 이산가족 상봉에 큰 기대감을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이 “향후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고 생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서신도 주고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히자 참석자들은 우렁찬 박수와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통일부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이 시급한 문제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 점을 유념해서 일회성 상봉이 아닌 제도적, 근본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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