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타 광역자치단체가 부러워할 만큼 일찍부터 여성정책을 선도해 왔다. 여성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행정기구의 지위와 규모, 법적 자원인 조례 등의 추진체계가 안정되어 있고, 성인지 정책 역량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앞으로는 안정적인 추진체계를 기반으로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한 실질적인 예산 운용 전략을 모색하였으면 한다.
필자의 분석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경기도 여성가족국 예산 중에서 실질적으로 성평등 정책에 투자되는 예산은 3.9%이고 대부분의 예산은 보육사업이다. 3.9%에 불과한 성평등 예산의 쓰임도 건강과 복지증진(37.8%), 일ㆍ가정양립 및 가족지원(22.8%), 여성인력개발 및 경제활동지원(20.3%)의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성평등문화확산, 여성인권 및 안전, 참여 확대를 위한 예산의 구성비는 낮다.
따라서 성평등 정책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 사용가능한 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시급한 분야의 예산을 확대하면서도, 기존 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은 다방면에 지원되어 왔던 성평등 기금을 성평등문화 확산 또는 참여 분야로만 집중하여 운용하거나, 도민의 관심이 높은 인권 및 안전을 위한 예산을 우선적으로 증액하는 방안, 성인지 예산 제도를 내실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적극적인 예산운용의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임혜경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