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대출 홍보·상담… 사채업자 뺨치는 ‘청소년 작대’

불법도박 청소년 등 타깃 ‘돈놀이’ 채무 협박받은 학생 경찰에 고소
피해학생 상당수 추정 대책 시급해

▲ SNS상에서 학생들이 소액대출 홍보 및 상담을 하는 모습.
▲ SNS상에서 학생들이 소액대출 홍보 및 상담을 하는 모습.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학생이 학생에게 돈을 빌려주고 과도한 이자를 받아내는 ‘작대(작업대출)’가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본보 5월8일자 6면) SNS를 통해서도 이같은 행위에 대한 홍보 및 상담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이 불특정 다수가 접하기 쉬운 SNS에서 대출자 모집이 이뤄짐에 따라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피해학생이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추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0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 따르면 SNS로 이뤄지는 작대는 돈을 빌려주는 학생이 ‘소액대출문의’나 ‘대출해드립니다’ 등의 게시물을 올리면 돈이 필요한 학생이 필요한 금액만큼의 숫자를 댓글로 적으면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돈이 필요한 학생이 ‘소액대출문의’라는 게시물에 댓글로 ‘20’이라고 적으면 20만 원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돈을 빌려주는 학생은 해당 댓글에 다시 재댓글로 ‘개인 메시지’를 달라고 게시한다. 이후 타인은 볼 수 없는 서로간의 개인 메시지로 대화가 이뤄진 후 돈거래가 이뤄지는 형식이다.

 

최근에는 수원서부경찰서에 작업대출의 피해 학생이 대출을 해준 학생을 고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학생은 인근 학교에서 대출을 해주는 학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50만 원을 대출받고 한 달 새 200여만 원으로 불어난 돈을 갚았다. 

그러나 돈을 빌려준 학생이 이자가 더 남아 있다며 200만 원을 더 갚으라며 협박했고, 견디다 못한 피해학생은 결국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 이 사건의 피신고자이자 돈을 빌려준 학생 역시 SNS를 통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대출자를 모집하고 홍보, 상담 등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SNS로 활성화되고 있는 작대는 주로 불법 도박을 하는 학생 등 급하게 돈이 필요한 학생들을 노리고 과한 이자를 부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사 당국의 빠른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남부센터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빚을 지고 혼자 끙끙 앓으면서 수백만 원의 빚더미에 앉고 나서야 경찰에 가거나 부모에게 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작업 대출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가 하루빨리 이뤄져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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