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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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의 끝자락에 봄꽃보다 더 아름다운 삶의 ‘아름다운 동행’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건강한 삶에는 스치며 지나쳐 버린 작은 일들이 호스피스완화병동에서는 아주 소중한 추억으로 삶의 마무리를 정리해가고 있다.

 

추억 하나, 어린아이는 아빠와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아빠에게 자기들의 꿈에 대해 얘기해주고 싶다며 아빠와의 행복했던 시간들과 꿈에 대해 아빠에게 들려준다.

 

아빠는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보며 밝게 자라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고 소망합니다. 아빠를 기억할 수 있도록 두 손 꼭 잡은 석고상도 만들어 색칠한다. 그리고 아빠와 아이는 마음속에 숨겨둔 사랑을 표현하며 편지 나무도 만들고 가족들과 한 글자씩 한 글자씩 읽어본다. “사랑한다”, ‘미안했다”, “고마웠다”고 고백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새긴다.

 

추억 둘, 아내와 커피를 먹으며 데이트했던 기억이 너무 오래되었다며 아내와 데이트하고 싶다며 화이트데이 날 외출을 고대한다. 그의 소망으로 오랜만에 환자복을 벗고 화이트데이를 맞아 아내에게 달콤한 사탕 선물을 하고 아내와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저의 작은 희망사항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예쁜 쪽지를 간호사에게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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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셋, 너무 착한 우리 아내 생일날 깜짝 파티를 열어주고 싶다며 어린아이와 함께 준비한다. 어린 딸은 엄마의 예쁜 고깔모자를 만들고 “우리 예쁜 엄마 사랑해”라고 엄마 품에 꼭 안긴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초청해 생일파티를 연다. 그리고 “사랑해”, “고마워”라고 긴 입맞춤을 한다.

 

추억 넷, 사업 실패 후 10년 넘게 산 속에 살면서 가장 역할을 안했던 이런 나를 다시 받아준 가족과 소풍가고 싶다고 소망을 전한다. 그리고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가족은 우리 아빠이기에, 우리 남편이기에 소풍에 기꺼이 함께 한다. 그리고 편안 가족으로 돌아온다.

 

아직 슬픔이 가시지 않은 사별 가족은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울고 웃어본다. 이제 내 남편, 엄마, 아빠를 추억하며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프지 않은 곳에서 밝은 미소로 나중에 만나기를….

호스피스완화병동은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 슬픔 기쁨의 길을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자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는 사랑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동행’이다.

 

조미숙 경기도의료원 운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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