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고] 고귀한 희생을 그리며 빚진 자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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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전쟁, 6·29 제2연평해전 등 나라가 위태로울 때마다 자신의 안위보다는 나라를 위해 장렬히 산화한 수많은 영령들의 그 숭고한 뜻을 기리고 넋을 추모하며 국가 안위의 소중함을 후손들에게 교육하는 뜻깊은 시간들을 갖는다.

 

올해는 소방관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각종 재난현장에서 어떠한 위급상황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다 순직한 119대원들의 고귀한 희생을 그려본다.

최근 10년간 재난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52명에 이르고 많은 해에는 순직자가 9명이나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고귀한 희생이지만, 그 비보들이 날아들 때마다 애통함을 넘어 지켜주지 못해 마음이 먹먹하기까지 하는 것은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국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재난환경은 점점 복잡 다양해지고 있어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욕구에 완벽히 대비하고 대응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함은 물론 현장에 뛰어드는 119대원들의 안전을 위한 일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또한, 국민의 안녕과는 거리감이 있는 2011년 속초 고양이 구조 중 추락 사고를 비롯해 고드름 제거작업 중 추락, 벌집제거 중 벌에 쏘여 순직한 사고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최근에야 순직으로 인정받아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어 지난 3월 충남 아산 국도에서 유기견 포획활동 중 교통사고로 여성소방관 1명과 소방관 임용을 앞둔 여성교육생 2명의 순직, 4월에는 전북 익산에서 구급활동 중이던 구급대원을 취객이 폭행하여 여성구급대원이 20여 일 만에 뇌출혈로 순직하는 어이없는 안타까운 사고들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소방관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기까지 했다.

 

소방관은 슈퍼맨이 아니다. 다양한 재난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여러 상황을 가상한 훈련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음에도 예상치 못한 사고와 업무수행 과정에서 때론 민원이 발생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모두 긴급하지 않은 생활안전은 신고를 자제하는 성숙함을 보여 줄 때 119대원들이 비 긴급 출동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현장대응 훈련과 체력단련 시간을 가짐으로써 현장 대응역량을 높여 응급상황에 처한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다 신속하게 보호함은 물론 현장 활동하는 119대원들의 부상과 순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께 내 일같이 적극적인 119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과 동참을 남아 있는 빚진 자의 마음으로 감히 권면해 본다.

 

서은석 용인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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