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내 일명 도박장 ‘장인의 집’ 매크로 사용 불법 배팅 유도
어린이·청소년도 무방비 노출… 넥슨 “이용 제한 등 근절 노력”
“파워사다리, 키노사다리, 파워볼 가능하시고 스포츠도 배팅 가능합니다.”, “(돈을) 따시면 1.97 배당 적용해줍니다.”
국내 대형 게임사인 넥슨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에서 불법도박 등을 유도하는 사행성 행위가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바람의 나라’ 게임머니가 현금 대신 불법도박 배팅금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 사행성 행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17일 넥슨 등에 따르면 전체 이용가 게임물인 ‘바람의 나라’는 현재 연서버를 중심으로 사행성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게임 내 부여성 ‘장인의 집’이라고 불리는 장소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도박장으로 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10여 명이 넘는 게임 이용자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불법도박 행위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바람의 나라’에 접속해 찾은 ‘장인의 집’은 도박장을 연상케 했다. 불법도박을 짐작게 하는 내용의 대화창이 쉴 새 없이 화면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사다리-스포츠, 카톡문의’, ‘스포츠&윷 귓문의, 사칭조심’, ‘모든 뱃(배팅) 다 받습니다. 빠른 환전’ 등의 말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한 이용자가 대화창에 올린 카카오톡 ID에 연락을 시도했다. 이 남성은 “배팅 진행은 카톡으로 도와준다. 실시간 카톡으로 배팅 결과를 중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팅에서 따면 1.97 배당 적용해 준다. 실시간 엔트리 게임이 모두 가능하다”며 “무통(무통장 입금), 바돈(바람의 나라에서 사용하는 돈)으로 배팅할 수 있고, 최소 배팅 2장~최대 배팅 200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게임 내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사행성 행위에 이용자들은 넥슨 측에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용하는 게임에서 이 같은 행위가 근절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행성 행위가 도를 넘어섰다”며 “넥슨 측이 모니터링을 한다고 하지만 사행성을 조장하는 이용자들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게임 내에서 사행성 행위 조장 또는 참여한 유저에 대해 항목에 따라 1차, 2차, 3차 등으로 나눠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 시 운영 정책에 따라 제재하고, 그 현황을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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