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새로운 식문화, 가정간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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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일상생활 자체가 어렵고, 대부분 가정은 매 끼니마다 조리를 위해 부엌에서 뜨거운 불과 마주하는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배달음식이나, 외식만 의존할 수도 없다. 소매유통업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올여름 조리 대체 음식인 HMR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HMR(Home Meal Replacement)은 일종의 인스턴트식품으로 ‘가정간편식’(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이라는 용어로 정리되고 있다. 조리 과정에서의 노력과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목적에서 출발하여, 최근에는 유명 맛집 요리를 집에서 조리해 맛볼 수 있는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을 보더라도 음식문화에 있어 ‘웰빙’이라는 화두에서 추가로 ‘HMR’이라는 부분이 그 관심도를 더하고 있으며, 실제 소매 매장에서는 이미 채소, 수산물 등 소재상품보다 훨씬 더 많은 매장 면적과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마트나 슈퍼에서는 HMR을 제외하면 매장구성이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는 것이다.

 

최근 1인 가구 증가, 맞벌이 부부의 일반화, 노령화 가속 등 사회 구조 변화와 대부분의 가정에서 조리실력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조리시간의 부족, 음식쓰레기 발생 등의 영향으로 편의성이 극대화된 가정간편식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의 HMR 시장은 연평균 9.5% 성장하며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2017년 국내시장은 2조 5천억 원 규모로 급격한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화와 경험가치를 추구하며 나를 중심한 세대가 늘어나며 ME(미)코노미, 소확행 등 나를 위한 맞춤 현상은 올해 더욱 강화된 소비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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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서울에서 HMR을 주제로 한 박람회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상품이 개발되고 있었으며, 발전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 많아진 것은 분명히 좋은 징후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대기업 식품브랜드나 대형마트에서 개발된 상품이 대부분으로, 식재료에도 수입산이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상황을 보니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앞으로 농산물 소비의 전망을 보면 원물 농산물 판매보다는 반조리, 전처리 상품이나 가정간편식을 통한 소비를 반드시 대비하여야 한다는 주제가 명확해 지고 있다. 그러나 농가 수준의 가공수준을 보면, 극히 초보적인 단계이며 인허가나 위생에 있어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 경기도를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의 농산물이 타 시도보다 고가격이며 공장을 짓기에 토지 비용이 과다하다는 것이 가공업체에서 말하는 애로사항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도내에 소재한 가정간편식 공장유치, 수요조사와, 도내생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정책과 지원을 통한 새로운 소비시장의 조기확보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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