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오산 평화공원 건립사업 성공적으로 완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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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고 난 후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이었으며 전승국이었다. 미국은 전쟁이 끝나자마자 전 세계에 파병되어 있던 미군을 복귀시키고 군대를 줄이기 시작했다. 특히, 핵무기를 가진 유일한 국가로서 미래의 전쟁은 핵무기로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9년 8월29일, 소련은 핵무기 시험에 성공했다. 당시 미국은 군사력을 상당히 축소한 상태였다. 1945년에 1천200만 명이었던 미군은 2년 만에 90%가 줄어든 150만 명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50년 6월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다. 북한은 242대의 소련제 전차를 앞세우고 남침했고 남한은 단 한 대의 전차도 없었다. 그럼에도 서울을 우회하여 신속히 남쪽으로 계속 기동하려던 북한은 춘천지구 전투에서 아군의 6사단에 패했다. 당시 6사단을 지휘하던 김종오 대령은 곧 닥쳐올 위험을 예측하고 전투준비를 충실하게 했던 것이다.

 

이후 미국은 유엔의 결의에 따라 급조된 지상군 부대를 한국에 파견하게 된다. 찰스 B. 스미스 중령(Charles Bradford Smith)이 지휘하는 일명 스미스 부대는 6월30일 일본에서 출발하여 7월1일 한국에 도착했다.

 

보병 2개 중대와 포병 1개 포대(105미리 곡사포 6문)로 구성된 스미스 부대 540명은 장비와 탄약이 부족했다. 또한, 실전 경험을 가진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래도 지원자들이 다수 있었다고 한다.

 

스미스 중령이 받은 명령은 “부산에 도착하면 대전 방향으로 가게. 가능한 한 부산으로부터 멀리 북한군을 막는 것이 자네의 임무일세. 최대한 북쪽에서 주 도로를 차단하게. 처치장군(John Huston Church, 당시 한국에 파견되었던 미군 선임 장성)을 만나서 얘기를 듣고 만약 못 만나면 대전 또는 그 이북으로 올라가도록 하게. 더 이상 말해 줄 정보가 없어서 미안하네. 이상. 무운을 빌고 자네와 자네 부하들에게 하나님의 가호가 함께하길 비네!”

 

이것이 스미스가 미 제24사단장으로부터 받은 명령이다.

스미스 부대는 7월5일, 오산 북방에서 북한군 전차 36대와 북한군 5천 명과 싸운다. 스미스 부대는 대전차 무기가 없었고 곡사포에서 사격 가능한 대전차 탄이 고작 6발 있었다. 전투는 3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스미스 부대원 540명 중 60명이 전사, 21명 부상 그리고 82명이 포로가 되었다. 포로 82명 중 32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그들 중 일부는 인천상륙작전 이후 북진하는 아군에 의해 일부 발견되기도 했다. 손이 뒤로 묶인 채 처형되어 묻혀 있는 상태로 말이다. 스미스 부대의 작전으로 북한군을 약 7시간 지연시켰다고 한다. 결국, 7시간을 벌기 위해 92명이 희생된 셈이다.

 

오산시에서는 매년 스미스 부대원과 오산시 대표 그리고 유엔사와 주한미군사 대표들이 우리 6·25전쟁에 참여한 최초의 미군부대 전투인 오산전투와 스미스 부대원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섣부른 평화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군대를 줄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김종오 장군과 같이 뛰어난 판단력과 전투준비에 충실했던 인물에 대한 기억과 스미스 부대원들의 희생을 생각해 보는 8월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2019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하여 8월에 착공예정인 오산의 평화공원 건립사업이 성공적으로 완공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진정한 평화는 평화에 대한 염원이나 평화협정 그 자체가 아니라 평화를 지키기 위한 준비와 희생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이 기억되기를 바란다.

 

625전쟁 때 미국의 뉴욕 헤럴드 트리뷴 도쿄 특파원으로 있다가 한국전쟁의 종군기자로 활약하였고, 해병대의 통영작전을 취재하여 우리 해병대를 ‘귀신 잡는 해병(They might even capture the devil)’이라고 했던 마가리트 히긴스(Marguerite Higgins)는 그녀의 저서 <자유를 위한 희생(War in Korea)>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우리는 준비하지 않은 전쟁을 치름으로써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또한, 승리는 많은 비용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패배할 때 치러야 할 비용보다는 훨씬 저렴할 것이다.”

 

전인범 前 특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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