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암흑기’ 뚫고 1988년 태동 사회부조리·권력 비리 등 질타
대형특종 쏟아내며 시대 이끌어 ‘30년 내공’ 신문다운 신문 약속
경기일보는 전두환 정권(1980년) 언론사 통폐합 이후, 1987년에 전국 최초의 언론 법인으로 탄생했다. 지금은 색바랜 흑백사진처럼 옛일이 된 30년 전의 과정은 일도일사(一道一社)라는 관치언론의 시대를 뚫고 태어난 경기일보의 시작이었고, 대한민국 언론자유의 서막이기도 했다.
1988년 활자 신문의 전성기 때 태어난 경기일보는 1997년 10대 때 IMF를 겪었고, 20대 때는 2008년 세계적으로 확산된 국제금융위기의 파고도 뛰어넘었다. 그리고 세월호와 촛불혁명을 경험했다. 결코 녹록치 않은 지방언론의 길에서 경기일보는 경기ㆍ인천지역 주민과 함께 지방자치시대를 살아오며 삶의 지혜로운 방법을 제시해왔고, 지역발전을 위해 주민들의 다양한 이해를 대변해 왔다.
경기일보가 지난 30년 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성실하게 살아왔는지는 수많은 특종과 단독 보도가 이를 방증한다. 특히 한국기자협회 등 한국 언론을 대표하는 기관으로부터 그 노력과 열정을 인정받아 왔다. 이는 언론이 갖고 있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 ‘착한 권력은 없다’…경기일보의 기자정신이 쏟아낸 권력의 향배를 바꾼 특종들
지방신문이 창간 30년을 맞이하는 것은 지난(至難)한 일이다. 콘텐츠, 즉 기사가 좋아야 하고 읽어주고 인정해 주는 독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일보는 1988년 8월 8일 오후 8시 8분 8초 본사 새 사옥에서 대망을 품은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윤석한 초대 사장이 윤전기 시동(始動) 버튼을 누르면서 창간했다.
그로부터 30년이 흘러 오늘에 이르렀다. 민주화운동의 거센 바람과 한국사회의 대변혁, 격동기에 경기일보가 ‘민주언론 구현, 신뢰사회 건설, 지방문화 창달’을 사시로 내걸고 태어났던 1988년의 대한민국과 2018년의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산이 세 번 바뀔만큼의 세월이 흘렀고 국내외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바로 진실을 추구하는 경기일보의 기자정신이 그것이다. 경기일보는 지난 30년간 수많은 대형 특종을 터뜨렸다. 2000년 이후 최근 사례만 들여다봐도 ‘인정받지 못한 영웅의 눈물, 대통령이 응답하다’, ‘경영평가에 목줄 잡힌 공공기관들의 검은 커넥션’, ‘경기도청 선거전략 문건 파문’, ‘사라진 1천500개의 약속-광역의원 공약 이행실태 집중분석’, ‘MB사돈기업의 권력형 골프장 추진 논란’, ‘질병관리본부 오판, 강제퇴원 메르스 확산시켰다’, ‘인권침해·비리백화점, 향림원’, ‘이름뿐인 사회복지법인 상록원-현직 대통령 등 정치권 인사 등기이사로 활동’, ‘구멍 뚫린 팔당댐 국유지 관리, 30여년간 방치된 국가 땅’ 등 권력의 향배를 바꾼 특종이 즐비했다.
이에 앞서 경기일보 첫 특종은 창간 이듬해인 1989년 12월16일에 터졌다. 모 제약회사의 실험용 토끼 6천여마리를 수원과 용인 등 도내 토끼탕 판매업소에 식용으로 둔갑시켜 팔아온 업자와 이들에게 돈을 받은 제약회사 직원들이 무더기로 발각된 것을 고발한 ‘실험용 토끼, 식용판매 충격’을 시작으로 항상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민을 대신해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와 함께 ‘전 내무부장관 택지개발지구내 호화빌라 불법건축(1990년 10월)’, ‘전 국회의장 자신의 생가, 유적물 지정요구 논란(1990년 12월)’,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선거 금덩이 파동(1997년 3월)’, ‘파주 구제역파동(2000년 3월)’, ‘개인 땅으로 둔갑한 팔당댐 부지(2006년 7월)’, ‘사회복지법인 상록원 비리(2006년 10월)’ 등 창간 이래 꾸준히 사회 부조리와 권력비리 등을 감시·고발하며 지방언론으로서의 사명과 역할에 매진해왔다.
특히 경기도 지역 문화 형성의 모태가 된 한탄강을 1년간 기획연재로 다룬 2004년 ‘한반도의 보고 한탄강’ 특집기사는 2000년대 들어 가장 눈에 띄는 기사로 이연섭 문화부장(현 논설위원)은 제22회 최은희 여기자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처럼 경기일보는 ‘착한 권력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누가 집권하든 권력을 가차 없이 비판하고 감시해왔다.
■ ‘한반도 평화통일시대’ 경기일보의 새로운 도약…‘평화 저널리즘’ 주도
서른 살은 아직 젊다. 경기일보가 지나온 30년의 세월 동안 다져온 내공은 새로운 도약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특히 한반도 평화·번영시대에 대비해 평화번영 정책 점검과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유의미한 보도에 집중해 전쟁의 그늘이 걷히고 평화의 기운이 싹트는데 일조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심층기사 등으로 ‘평화 저널리즘’을 주도하는데 앞장설 것을 약속한다.
한 길만을 걸어온 경기일보의 역사는 경기ㆍ인천 지역민들의 자랑이자 자산이다. 시대를 앞선 양심의 소리였고, 지역의 발전을 견인해 온 지혜의 원천이었다. 선하고 가슴 따뜻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올곧은 목소리를 내며 경기ㆍ인천 지역사회의 안녕과 행복을 지켜온 시간이었다. 이 모든 게 한결같이 곁을 지켜준 독자들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 30년 동안 애정 어린 눈으로 경기일보를 지켜봐주신 독자들께 거듭 성원을 부탁드리며 또 하나의 약속을 하고자 한다.
경기일보는 창간 30주년을 기점으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날카로운 분석과 비판을 통해 경기ㆍ인천 지역을 비추는 등불 역할에 충실할 것이고 그리하여 경기ㆍ인천의 대표 정론지로서 시ㆍ도민의 힘이 돼 주고 지방분권시대를 이끄는 참언론으로 성장ㆍ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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