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미래, 길을 묻다] 남주홍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민국 심장 경기도… 사회발전·국가안보 솔선수범해야”

▲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 캐나다 대사, 국가정보원 제1차장 등 국가안보, 외교, 통일, 정보 부문 주요 정무직을 두루 거친 남주홍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1천300만이 살고 있는 경기도의 미래를 위한 혜안을 내놓았다. 전형민기자
▲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 캐나다 대사, 국가정보원 제1차장 등 국가안보, 외교, 통일, 정보 부문 주요 정무직을 두루 거친 남주홍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1천300만이 살고 있는 경기도의 미래를 위한 혜안을 내놓았다. 전형민기자
2018년 8월, 경기도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있다. 새로운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새로운 31개 시장군수로 진영이 정비됐고, 도와 시군의 국과장 인선이 마무리 되면서 민선7기가 달릴 채비를 마쳤다.

새출발하는 경기도의 포부는 상당하다. ‘도민이 주인인 더불어 경기’를 표방하며 도민 참여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삶의 기본이보장되는 복지 경기 실현을 위해 청년배당 경기 전역 확대,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광역치매센터 역할 강화 등에 나선다.

‘경기형 경제민주화’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고 지역화폐 확대로 골목경제를 활성화는 것은 물론, 친환경 에너지 생산체계 도입으로 깨끗한 환경, 편리한 교통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여건도 나아졌다. 주한미군사령부가 평택 안정리로 이전하며 주한미군 평택시대를 열었고, 달라진 남북 상황이 남과 북의 길목에 위치한 경기도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도로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주어진 기회를 성장의 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혜안이 필요한 때이다. 남주홍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경기도의 미래 비전은 현재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근본 문제에서 찾으라”고 제안했다.

■ 대한민국의 심장부, 경기도

경기도 인구는 1천300만명이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25%가 살고 있다. 서울을 품에 안고 여러 지역를 연결시키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정치, 사회, 문화의 중심지다. 산업과 경제는 또 어떠한가.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8 경기도 경제전망’에 따르면 경기도 GRDP(지역내총생산량) 성장률을 3.6%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 GDP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인 2.9%보다는 0.7%p높은 수준이다. 수출증가율은 6.2%로 전국 수출증가율 5.3%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고, 경기도 취업자수 증가는 약 16만7천명으로, 전국 취업자수 증가인원 31만2천명의 약 5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남 교수는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심장부다. 대한민국 산업생산량의 3분의2를 창출한다. 삼성의 핵심사업을 비롯해 LG, 현대, SK 등 굴지의 기업들이 경기도에 있다”면서 “얼마나 많은 인구, 교통망, 군부대가 있나. 경기도를 빼놓고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 경기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직시하고 그 안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게 그의 주된 의견이다. 무엇보다 여야를 떠나 민생안정과 사회발전, 국가의 안보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것이 경기도의 사명이라고 했다.

 

남 교수는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산업생산력과 경쟁력의 약진, 민군관의 유기적인 협조 체제로 경기도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경기도정 경영은 현실이다. 서로 사고방식과 방향이 다르다고 배척하면 결국 그 피해는 국가가, 국민이 입는다. 더 이상의 정치적 구호에 가까운 논쟁과 시시비비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는 지나간 오늘이고, 미래는 다가올 오늘이다. 오늘을 직시하지 못하면서 함부로 미래를 논하면 안된다”며 “지금 경기도는 상당히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앞으로 수십년 후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 안보의 최전선, 경기도

특히 경기도가 지켜야할 안보에 대해서는 깊은 통찰을 내놓았다. 역사를 돌이켜 봤을때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등 북한의 우발 및 돌발로 일어난 사건사고는 거의 경기, 인천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 통일보다는 안보를 우선할 것을 주문했다.

 

남 교수는 “안보라는 것은 안정을 이야기한다. 산업생상량이건 국가성장력이건 모두다 나라가 안정이 돼야한다”면서 “안보라는 것은 군사안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치, 사회, 경제, 전 분야의 안보를 가르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기도는 서울을 둘러싸고, 대한민국 최전선에 있다”며 “경기도의 안정은 대한민국의 안보고, 대한민국의 안정은 경기도의 안보와 직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그는 남북관계 개선으로인해 도를 비롯해 도내 지자체에서 북한과의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남 교수는 “관념적인 사고가 너무 앞서간다. 평화에 젖어 있는 것은 좋으나, 남북정상회담을 했다고 해서 평화가 도래한 것은 아니다”며 “아직 유엔의 대북제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다. 개성공단 문제도 해결 못하고 있는데,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제2, 3의 개성공단을 만들 수 있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핵문제가 해결이 돼야 진정한 평화가 온다. 정상회담 했다고, 파주에 땅 값이 올랐다는 기사를 봤다. 얼마나 성급한 판단인가”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북한과의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 교수는 “북한과의 교류협력 사업은 경기도 따로 중앙정부 따로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또 국제정세의 흐름을 잘 살펴 움직여야 한다”며 “중국와 북한과의 관계,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 러시아와 미국이 한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대북정책에 반영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회의 땅, 경기도

지난 6월29일 서울 용산을 떠나 평택 안정리에 새로운 둥지를 튼 주한미군사령부를 잘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남 교수는 “독일은 주둔 미군을 이용해 통일을 했다. 지금도 독일에는 5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독일군 지휘총사령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군 사령관이고, 이는 미군대장이다. 한미연합사령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면서 “국가안보에는 현실적인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경기도에 주어진 또 하나의 기회라는 것. 실제 많은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이전이 평택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미군기지 이전사업으로 인한 경제유발효과는 약 18조원, 고용유발효과는 1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평택기지 운영에 따른 지역소비도 연간 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면적만도 여의도 면적의 5.4배인 1천467만7천㎡(444만평)에 달한다. 외국에 있는 미군기지 중 단일기지로는 최대 규모다.

현재 2만3천여명의 주한미군이 이전을 완료했고, 올해 안에 8천명 가량의 미군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사업이 완료되는 2020년에는 인구 4만의 소도시가 평택 안에 생기는 셈이다.

 

남 교수는 “크게봐서는 대한민국, 작게봐서는 경기도에게 온 기회”라며 “얼마나 잘 활용하고 이용하느냐에 따라 직업 창출, 소득 창출을 낼 수 있다. 이를 이끌어 내는 것이 경기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국가, 도시들을 잘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남 교수는 “캐나다 대사로 재직할 당시 캐나다 태평양 연안에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방문했는데, 경기도 이야기를 하더라. 알고보니 김문수 전 지사시절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였다”면서 “새로운 먹거리의 발굴이건, 인적교류건 중앙정부와 관계없이 얼마든지 네트워크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넓은 세계로 가서 우리의 성장동력과 활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시연기자

 

남주홍 교수 주요 약력

▲1993~1995 국가안전기획부 안보통일 보좌관

▲1995~1998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2003~2005 제5대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원장

▲2011~ 2012 주캐나다 대사관 대사

▲2012 국가정보원 1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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